가짜 어른

by 호피

엄마가 일주일간 집을 비웠다.

나이가 27살을 먹고도 스스로 어른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때가 많다.

이 집에서 내가 하는 거라곤 내방 청소하기, 분리수거, 먹은거 정리하기 정도다.

엄마와 내가 이 집에서 하는거라곤 함께 밥먹기가 전부다.

나는 엄마가 밖에 있는 시간을 잘 알지못하고, 엄마도 내가 밖에 있는 시간 동안의 나를 잘 알지 못한다.


혼자 있어봐야지 안다. 누군가의 빈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혼자 있어봐야지 나는 한다. 이정도로 무기력하게 스스로를 방치했던것이 언제부터였을까.

스스로 민원을 처리하고, 끼니를 해결하고, 집을 잘 정돈해내는 법.

이 사소한것들을 일을 핑계로 미루는것 그만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특히 오늘 브리타정수기 가는법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필터 비용까지 처음으로 찾아봤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 이것을 조용히 처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수록 어른이라는 이름을 부끄럽지 않게 쓸수 있을것같다.

너무 부족하다.


품위 있는 생활을 위해서 동반되는 삶의 수고로움을 하지 않으려는 나 자신을 인정한다.

기본부터 다시 다 채워놓을거야.

자립할꺼야.


tci 검사를 다시 확인했는데 독립성보다 의존성에 조금더 가까운 퍼센테이지가 거슬린다.

스스로 독립적인 인간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니 실상은 누구에게 항상 의지해온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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