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 들어가 본 적 있나요? 꼭 수영을 잘하지 않더라도 잠깐 몸을 담가보면 알 수 있죠. 평소보다 몸이 가볍고, 사방이 조용하고, 마치 세상의 부담에서 살짝 떨어져 나간 기분이 듭니다. 저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종종 수영장을 찾곤 해요. 물에 둥둥 떠 있는 그 순간만큼은 무게에서 해방된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게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바로 ‘중력’ 때문이라는 거죠.
중력은 우리를 땅으로 끌어당기는 힘이에요. 아주 당연한 얘기지만 가끔은 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 삶을 바라보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중력의 영향 때문인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귀찮음’과 ‘하기 싫음’이라는 감정을 기본값처럼 안고 살아갑니다. 아침에 이불속에서 나오기 힘든 이유도,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되는 이유도 어쩌면 이 보이지 않는 힘이 우리 마음에까지 스며들어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물속에 들어가면 중력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것처럼 마음가짐도 조금만 달리하면 생각보다 쉽게 무게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몸이 가벼워지면 움직임이 편해지듯 마음이 가벼워지면 삶도 훨씬 덜 버겁게 느껴지거든요. 저는 예전엔 ‘왜 이렇게 매일이 힘들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회의실 안에서도,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도 늘 지쳐 있었죠. 뭔가를 바꾸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솔직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러다 우연히 건강을 위해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수영을 배우는 동안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물의 저항을 이길 수 있는지, 떠 있으려면 얼마나 힘을 빼야 하는지를 배우고 터득해 가는 과정이 마치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과 닮아 있더라고요. 무작정 힘을 주고 버티려 하면 더 가라앉고, 오히려 적당히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몸을 맡길수록 쉽게 뜰 수 있으니까요.
우린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장애물과 마주해요. 하기 싫은 일, 풀리지 않는 고민,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런 것들이 쌓이면 마치 발목에 무거운 돌을 매단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없지?”라며 스스로를 탓할 때도 있었고요. 그런데 한 가지는 분명해요. 그 무게를 버티는 방법도 그걸 딛고 일어설 힘도 결국 우리 안에 있다는 거예요.
우주에는 작용이 있으면 반드시 반작용이 있어요. 그건 물리학의 법칙이기도 하지만 저는 인생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짓누르는 무게가 클수록 그 무게를 밀어내는 힘도 생기게 돼요. 단지 그 반작용의 순간을 기다릴 줄 아는 인내와 스스로를 믿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거죠. 그게 바로 저는 ‘중력을 거스르는 마음가짐’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사람들은 흔히 마음가짐을 너무 가볍게 생각해요. ‘의지만 있으면 다 돼’ 라거나 반대로 ‘그런 건 기분 탓이야’라는 식. 하지만 마음가짐은 단순한 기분이나 결심이 아니에요. 그것도 일종의 훈련이에요. 매일매일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힘이죠. 저는 그렇게 조금씩 달라졌고 지금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해야 하니까 억지로 하는’ 일이 많았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가볍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죠.
물론 지금도 가끔은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어요. 그런 날엔 일부러 아무것도 하지 않기도 해요. 중력을 완전히 없애진 못하지만 최소한 그 무게에 짓눌리지는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여러분도 혹시 요즘 삶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시나요? 뭔가를 시작하려 해도 금방 지치고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 주저앉고 싶을 때가 많지는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잠깐 물속에 떠 있는 자신을 상상해 보세요. 무게에서 벗어나 편안히 떠 있는 그 느낌을.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해보는 거예요. “나는 지금 중력을 거스르고 있어. 내가 느끼는 이 무게는 내 힘으로 이겨낼 수 있어.”
삶이 힘든 건 당연해요. 우리 모두는 중력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 아래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중력을 의식하고 그 무게에 맞서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거예요. 바뀌지 않는 세상 속에서 바뀔 수 있는 건 결국 ‘나’라는 사실. 그 단순한 진리가 어쩌면 가장 큰 응원이 아닐까요?
오늘도 마음속에 있는 중력을 살짝 거스르며 살아갑시다. 그렇게 조금씩 가벼워지는 우리를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