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다가갈수록 그림자는 짙어진다

by 오동근

“빛에 다가갈수록 그림자는 짙어진다.”

이 문장을 처음 들었을 때 단순히 멋진 말이라고 넘기기엔 왠지 모르게 제 삶과 맞닿아 있는 문장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어떤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함이나 피로감이 느껴질 때 이 말은 마치 제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했습니다.


저는 오랜 시간 동안 ‘결과 중심적인 삶’을 살아왔습니다. 목표를 정하면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고 속도와 효율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어떤 일을 맡게 되면 주어진 시간 안에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습니다. 그런 성향 덕분에 여러 성과를 얻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늘 따라다녔습니다. 성과는 빛이 되었지만 그만큼 짙어지는 그림자도 함께 따라온 것이죠.


많은 분들이 ‘성공’이라는 단어에만 집중합니다. 성공하면 행복도 따라올 거라는 기대, 목표를 달성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는 믿음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목표에 도달하고 나서 느끼는 감정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저 역시 중요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주변의 박수갈채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공허함을 느낀 적이 있는데 곰곰이 이유를 생각해 보면 성공만을 바라보며 달려오는 동안 제 내면은 충분히 다져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종종 ‘더 빨리, 더 멀리’ 나아가는 것을 진정한 성장이라고 착각하며 남들과의 비교 속에서 초조해지고,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압박감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빠르게 간다고 해서 반드시 바른 길을 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며 방향을 유지하려면 기반이 단단해야 합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지금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과연 내 삶의 기반 위에 쌓이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외적인 성과만큼이나 내면의 균형을 살피는 데도 집중했어요. 내실을 다진다는 것은 거창한 계획이나 대단한 변화가 아니라 매일 하루의 끝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오늘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는 것부터가 내실을 다지는 시작이었습니다. 독서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거나, 짧은 명상으로 마음을 다잡는 시간도 제게는 중요한 기반이 되어주었습니다.


또한, 영향력이 커질수록 책임도 커진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제 할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 말과 행동이 주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무게감이 점점 커졌습니다. 바로 이것이 ‘빛이 강해질수록 그림자도 깊어진다’는 말의 또 다른 의미였습니다.

어떤 자리에 올라가면 갈수록 단순히 실적만이 아니라 인격과 태도, 책임의식까지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지금도 저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예전처럼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지는 않습니다. 주변을 살피고, 나 자신을 점검하며, 속도보다는 방향과 균형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자세 덕분에 결과에 대한 부담은 줄고 과정에서 느끼는 만족감은 훨씬 커졌습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도 어떤 목표를 향해 달리고 계신다면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보세요. 나는 지금 어느 위치에 서 있는가? 나는 이 목표를 이룰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나의 그림자는 얼마나 짙어지고 있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빛은 분명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그 빛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내면의 단단함이 함께해야 합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목표를 오랫동안 지키고 누릴 수 있는 힘은 결국 내실에서 비롯됩니다.


오늘 하루도 각자의 자리에서 내실을 다져가며 자신만의 속도로 목표에 다가가시기를 응원합니다. 깊고 단단한 기반 위에 세운 꿈은 어떤 그림자도 두렵지 않은 진정한 ‘빛’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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