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움직여야죠!

by 오동근

“아.. 오늘은 진짜 운동 가기 싫은데...”

운동 가기 한 시간 전쯤이면 늘 이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괜히 침대에 누워 운동 가기 싫은 이유를 찾아보게 됩니다. 아침부터 분주했고, 출근길도 버거웠으며, 회의는 끝날 줄 몰랐고, 점심은 소화도 잘 안 되고, 퇴근길에는 사람들에 치여 지쳤습니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운동을 쉬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번은 실제로 그렇게 ‘오늘은 운동을 쉬는 날’이라 스스로 정해버린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 오래간만에 여유가 생겼다며 OTT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찜찜했습니다. 몸은 쉬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자꾸 운동장을 떠올렸습니다. “맨몸 운동이라도 조금 할 걸 그랬나”, “그냥 가볍게 뛰기라도 할 걸” 하는 아쉬움이 뒤늦게 밀려왔습니다.


우리는 무언가 하기 전에 늘 ‘할까 말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그 고민을 오래 할수록 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원래 하기 싫은 일일수록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리는 그럴듯한 변명을 참 잘 만들어냅니다. 피곤하다는 핑계, 내일 하면 된다는 합리화, 지금 말고 나중에 하자는 타협 등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타협은 우리를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가만히 있을수록 더욱 무기력해지고 그 무기력함은 우울함이나 스트레스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조금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를 다잡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민하기 전에 일단 움직이자’는 것입니다.


정말 별것 아니더라도 우선 신발부터 신습니다. 신발을 신고 나면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밖으로 나가게 되며, 밖에 나가면 “기왕 나온 김에 운동이나 하지”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신기하게도 첫걸음이 그렇게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지점까지만 도달하면 그다음부터는 의외로 수월합니다.

우리는 흔히 ‘마음이 동해야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움직여야 마음이 동한다’는 말이 훨씬 더 정확합니다. 몸이 먼저 움직여야 감정도 따라오게 되어 있는 거죠. 슬펐던 기분도, 불안했던 마음도, 땀을 흘리며 뛰고 걷다 보면 어느 순간 훌훌 털려 나가게 됩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억지로 하는 운동은 재미없지 않나요?”

하지만 저는 꼭 즐거워야만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우리를 더 나태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즐겁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운동은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존재로 바뀌는데 마치 내 감정을 바꾸는 스위치 같은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오해를 바로잡고 싶습니다. 운동은 꼭 헬스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무게를 들어야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운동=헬스장=유산소+웨이트’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꼭 그렇게 대단한 운동일 필요는 없습니다. 가볍게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산책만으로도 기분은 훨씬 나아질 수 있습니다. 집에서 하는 맨몸 운동이나 간단한 스트레칭도 충분히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움직였느냐’입니다.


인간은 원래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가만히 있는 것은 우리의 본성이 아닙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너무 자주 너무 오래 가만히 있으려 합니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고,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일을 해결하려 합니다. 이런 환경에 익숙해질수록 우리는 더 쉽게 무기력함에 빠지게 되고 그로 인해 마음의 건강까지 위협받게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운동이라는 것은 단순히 체력 단련이나 몸매 관리만을 위한 행위가 아닙니다. 스스로를 돌보고 내 감정을 정리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운동을 하며 땀을 흘릴 때, 마치 내면의 먼지를 청소하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무엇보다도 운동을 통해 ‘내가 내 몸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감각을 되찾게 되면 삶 전반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올라갑니다.


물론 여전히 운동이 귀찮은 날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는 이 말을 떠올립니다. "움직이면 기분이 좋아진다."

단순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말입니다. 저 스스로 경험을 통해 수십 번, 수백 번 검증한 사실입니다.


혹시 지금 무언가를 할까 말까 고민하고 계시다면 너무 오래 망설이지 마시고 일단 작게라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계단을 한 칸 오르든, 신발을 신든, 바람을 쐬러 나가시든. 그렇게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생각도, 감정도, 기분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오늘 여러분의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면 그것은 몸이 보내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멈추지 마시고 작게라도 움직이기 시작해 보세요. 길은 움직이는 사람에게만 열리기 시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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