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값은 흥정의 대상이지만 사람의 몸값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래, 나는 꼭 고액연봉자가 될 거야'라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내 몸값이 얼마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연봉, 성과급, 직함, 혹은 누군가에게 인정받은 경험들이 떠오르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긴 해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도 ‘나의 가치는 뭘까?’라는 질문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셨던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한때 오로지 연봉 인상만을 목표로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연봉이 오르면 내가 인정받는 느낌이 들었고 성취한 듯한 만족감도 있었죠. 하지만 그 만족감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연봉 인상은 분명 성과에 대한 보상이었지만 제 안에 쌓이는 게 없었던 겁니다. 어느 순간 ‘다음 연봉 협상 때는 얼마나 더 올릴 수 있을까’에만 집착하면서 정작 제 커리어의 방향성이나 내가 정말 잘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고민은 뒤로 미루고 있었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몸값, 즉 연봉을 높이기 위해 이직을 하거나 새로운 자격증을 따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십니다. 물론 그런 노력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저의 경험으로 느낀 건 외적인 성과만을 목표로 달릴 때는 결국 금방 지치게 된다는 거였습니다. 돈은 삶의 중요한 도구이지만 목표가 되기에는 너무 흔들리기 쉽거든요. 몸값을 올리고 싶다면 먼저 내면의 성장 그리고 나만의 확고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내면의 성장이라고 하면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그 시작을 ‘나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환경에서 내가 강점을 발휘하는지, 어떤 일에 열정을 느끼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무기력해지는지 등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것부터 출발하는 거죠. 저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가장 큰 동기부여가 생긴다는 걸 깨달은 뒤부터 일의 성격이 아니라 일의 방식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제가 느끼는 만족감과 몰입도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습니다.
또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동안 저는 회사의 평가 기준에만 맞춰 살았습니다. 회사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공부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죠. 물론 그 덕에 빠르게 연봉을 올릴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 내가 진짜 원하는 것과 조직이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후부터는 조직의 기준에만 맞추기보다는 제 기준도 함께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사람을 잇는 가치를 만드는 일을 한다’는 제 나름의 기준을 갖고 일의 방향을 설정하니 선택의 기준도 훨씬 명확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에 맞춰 지속적으로 경험을 쌓고 배운 것을 기록하면서 저만의 전문성을 만들어나갔죠.
여기서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많은 분들이 몸값을 올리는 방법이라고 하면 무조건 이직을 떠올리시곤 합니다. 물론 이직을 통해 연봉이나 직무 환경이 나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직만으로 내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해요. 몸값은 단순히 연봉의 숫자가 아니라 시장에서 내가 가진 영향력 그리고 내가 만든 결과물의 지속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오히려 꾸준한 성장 없이 반복적인 이직을 하게 되면 커리어가 일관성을 잃고 신뢰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자산을 늘리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그 자산은 단기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쌓이는 내면의 성장과 관계 그리고 내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품질에서 나옵니다. 때로는 책을 읽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나와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시야를 넓히는 것에서 그 자산이 시작되기도 하죠.
몸값은 누가 정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붙인 숫자일지 몰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쌓은 것들이 그 숫자의 이유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숫자보다는 제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성장이 숫자로도 증명되는 날이 오더라고요.
혹시 지금 내 몸값이 낮다고 느끼시나요? 그렇다면 그건 아직 여러분의 잠재력이 다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그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우는 여정에 ‘돈’이라는 목표보다 ‘성장’이라는 방향을 설정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연봉은 언젠가 따라옵니다. 하지만 그 연봉이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는 오직 내 성장의 깊이에 달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