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좋아서 하는 건가요? 아니면 단지 해야 하니까 하고 있는가요?
어렸을 때는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도 벌고 즐겁게 살아가리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들 알고 계신 것처럼 단순하지 않죠.
아침에 눈을 떠 출근 준비를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 일을 앞으로도 계속해야 할까? 이 길이 과연 내가 원하던 삶일까? 그런 질문 앞에서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바쁘다는 이유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는 일이 반복되던 중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지금 노력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사실 우리는 평생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계속하며 살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우리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사회가 정해놓은 틀 속에 장기알처럼 놓이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경험을 쌓고, 실력을 키우며, 세상의 룰을 익히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문제는 그 자리가 영원히 고정될 때 발생합니다. 익숙해졌다는 이유만으로 원하지 않는 위치에 계속 머무르게 된다면 그 삶은 점점 무거워지고 지쳐갈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하고, 이 말은 틀린 말이 아니지만 저는 요즘 이런 질문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인생의 후반전에도 여전히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살고 싶은가?”
그 질문 앞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젓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책을 읽고 공부하며 자신을 단련하는 이유는 명확해집니다. 그것은 언젠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기 위한 준비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권을 갖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통제를 싫어합니다.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하게 되면 같은 일도 억지로 느껴지고 피로감이 커지지만 내가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면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오히려 책임감을 가지고 집중하게 됩니다. 그 차이는 삶의 질을 좌우합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누구의 의지로 이 자리에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방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막연히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고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지친 하루 끝에 책을 펼치며 “내가 지금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언젠가 하기 싫은 일을 평생 하게 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이후 더 이상 책은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만이 아니라 내가 원하지 않는 삶을 피하고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많은 자기 계발서가 “꿈을 향해 나아가라”라고 말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는 그보다 더 현실적이고 절실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입니다. 누구나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지만 하기 싫은 일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 준비함으로써 되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책을 펴 듭니다.
누군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싫어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마음속에 ‘절대 하기 싫은 일’ 하나쯤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노력은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일이 무엇이든 여러분이 하고 있는 공부와 경험 그리고 자기 성찰은 결국 더 자유롭고 의미 있는 인생을 향한 준비가 될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꿈을 이루는 것만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권을 갖는 것입니다.
그 선택권은 단단한 실력과 깊은 생각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주체성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묵묵히 책을 읽습니다.
그 누구 때문이 아니라 제가 원하지 않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