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거 해봤어? 어떨 것 같아?"
저는 늘 다른 사람들의 승인을 구하며 살아왔습니다. 투자할 때도, 진로를 정할 때도, 심지어 어떤 책을 읽을지 고를 때도 말입니다. 워런 버핏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은 "친구의 조언에 의지하는 것은 맹인이 맹인에게 의지하는 것과 같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처음엔 좀 심하다 싶었는데 곰곰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제 친구들도 저와 비슷한 수준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들이 저보다 더 나은 답을 줄 수 있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독점'이라는 말을 들으면 뭔가 이기적이고 남을 짓밟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진짜 독점은 남들이 감히 도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걸 제대로 깨달은 건 우연히 읽게 된 세스 고딘의 '린치핀' 이야기를 통해서였습니다. 린치핀은 수레바퀴의 살들을 고정하는 아주 작은 핀입니다.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이 작은 핀이 없으면 바퀴 전체가 무너집니다. 즉, 작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인 셈입니다. 독점이라는 건 거대한 영역을 차지하는 게 아니라 작더라도 아무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영역을 만드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깨달음은 쉽게 온 것이 아닙니다. 몇 년 전 저는 꽤 큰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의견만 듣고 결정을 내렸던 것입니다. "이게 어떨 것 같아?", "잘 될 것 같냐?", "네 생각엔 어때?" 이런 질문들로 가득했던 그 시절이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우스꽝스럽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좋다고 했던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완전히 외면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선의로 조언을 해주지만 결국 그들도 저와 비슷한 정보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조언이 '공짜'인 이유는 그만큼 가치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실패 이후로 저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택했습니다. 더 이상 남들에게 묻지 않고 오직 저 자신에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뭐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뭐지?",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한 가치는 뭐지?"
요즘 AI 시대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AI가 모든 걸 대신해 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분명 AI는 훌륭한 도구지만 결국 그 결과물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제가 결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글을 쓸 때 AI에게 "도전에 관한 고전 문장 열 개만 알려줘"라고 물어봅니다. 그러면 정말 좋은 문장들을 열 개 정도 알려주지만 그중에서 어떤 것이 제 글에 적합한지 어떤 것이 독자들에게 진짜 도움이 될지는 제가 판단해야 합니다.
이런 판단력은 어디서 나올까요? 바로 독서에서 나옵니다.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형성된 제 안의 필터가 있기 때문에 AI가 준 여러 선택지 중에서도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독서를 통해 만들어지는 진정한 경쟁력입니다.
독점의 시작은 간단합니다. 남들에게 묻지 말고 자신에게 묻는 것입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뭐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뭐지?", "내가 세상에 줄 수 있는 독특한 가치는 뭐지?" 이런 질문들을 계속 던지다 보면 언젠가는 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답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남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나만의 영역을 만들게 됩니다.
우리 모두는 천억 개 이상의 뉴런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독서를 통해 깨워내기만 하면 됩니다. 남들이 감히 시비조차 걸 수 없는 그런 압도적인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그 순간이 오면 세상이 작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든 우리가 원하는 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진짜 자유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독점의 의미이자 우리 모두가 꿈꿔야 할 목표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