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봉 5천만 원인데, 이걸 6억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숫자의 차이가 너무 컸었기 때문인데요. 그리고 막연히 '될 리 없다'며 스스로 한계를 그었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을 이렇게 바꿔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내 연봉 5천만 원을 한 달 월급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말의 구조는 조금 달라졌지만 방향은 전혀 다릅니다. 전자는 단순히 목표를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만 후자는 방법에 대해 묻고 행동을 유도하는 힘을 가집니다.
저는 실제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책을 읽겠다는 목표를 매년 세우곤 했습니다. 올해는 50권을 읽겠다, 매달 두 권씩 읽겠다, 이런 계획은 늘 저의 새해 다짐 리스트의 맨 위에 있었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게 흘렀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책장을 넘기는 일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계획은 자주 무너졌고 그럴수록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목표를 세우는 대신 질문을 던지기로 했습니다. "내가 책을 꾸준히 읽으려면 어떤 조건을 스스로에게 걸어야 할까?"라는 물음이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하나의 작은 규칙을 정했습니다. 하루에 책 50페이지를 읽으면 다음 날은 책을 읽지 않고 푹 쉬기로 한 것입니다. 격일 독서라고 해야 할까요. 이 규칙은 저에게 생각보다 큰 동기를 주었습니다. 억지로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첫날은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두 번째 주가 되자 저는 책을 읽는 날과 쉬는 날을 나름 성실하게 구분하며 일상을 이어갔습니다. 책을 읽는 날은 더욱 집중해서 페이지를 넘겼고 쉬는 날엔 가벼운 산책이나 정리를 하며 오히려 책의 내용을 곱씹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저는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목표보다 강력한 것은 바로 질문이라는 사실입니다. ‘책을 많이 읽겠다’는 다짐은 결국 막연함 속에서 흐지부지되기 쉬웠지만 ‘어떻게 하면 책을 꾸준히 읽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저를 행동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간절한 것만으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자주 회자되지만 실제로는 간절함보다는 구체적인 질문이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종종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그 목표에 다가가는 방법이 불분명하거나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력이 없다면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살을 빼야지'라는 다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오히려 “이번 주엔 하루 저녁 식사 중 두 번만 샐러드로 바꿔보면 어떨까?” 같은 질문이 더 실질적인 행동을 이끌어냅니다.
비슷하게 영어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만 먹을 것이 아니라 “영어로 단 1달러라도 벌어보려면 어떤 시도를 해볼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질문을 바꾸는 순간부터 우리의 뇌는 답을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 결과 행동이 뒤따르게 됩니다. 저 또한 어느 순간부터 이런 질문을 습관처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외화를 벌려면 뭘 해야 하지?", "내가 콘텐츠로 수익을 내고 싶다면 어떤 방식이 좋을까?", "아무도 보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서 만들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은 저를 블로그 콘텐츠 작성 등의 새로운 길로 이끌었습니다. 물론 결과는 천천히 나타나겠지만 중요한 건 행동이 시작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이뤄내지 못한 꿈을 이야기할 때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의지보다 중요한 건 그 의지를 이끌어내는 방식입니다. 단순한 다짐은 금세 사라지지만 구체적인 질문은 오래 남아 방향을 잡아줍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분명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 돈을 더 벌고 싶다거나 자기 계발을 하고 싶다거나 혹은 건강을 챙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부터는 목표를 다시 세우기보다는 질문을 바꿔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추상적인 ‘나는 100억을 벌고 싶다’는 생각보다 ‘100억을 벌기 위해 이번 달에 어떤 공부를 시작해야 할까?’ 같은 질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내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은 결국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됩니다. 그 힘이 하루하루를 쌓아 올리고 결국에는 꿈꿔왔던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막연한 다짐 대신 자신만의 구체적인 질문을 하나 정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는 하루를 살아보신다면 분명 이전과는 다른 무언가가 시작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