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습관처럼 소파에 누워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일이 많습니다. 유튜브 쇼츠 몇 개, 인스타그램 릴스 몇 개를 보다 보면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그 순간에는 분명히 재미있습니다. 웃기고 자극적이고, 시각과 청각이 즐거워집니다. 그런데 핸드폰을 내려놓는 순간 묘한 공허함이 밀려옵니다. 뭔가를 한 것 같긴 한데,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은 기분입니다. 몸은 쉬었을지 몰라도 마음은 더 피곤해지는 듯합니다. 그런 경험은 한 번쯤 누구에게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반면 억지로 책을 펴서 읽기 시작한 날도 있었습니다. 집중도 잘 안 되고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던 책이었지만, 10분쯤 지나고 나니 점점 몰입이 되었고 책을 덮고 난 뒤에는 이상하리만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스스로에게 뿌듯한 마음도 들고 뭔가를 해냈다는 자존감도 생겼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재미있는 것과 기분 좋은 것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미있는 일이 곧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시간이 나면 본능적으로 더 재밌는 일을 고르게 됩니다. 핸드폰, 게임, 유튜브, 자극적인 음식처럼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것들에 시간을 쓰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끝나고 나면 별로 기분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피곤하거나 후회되는 마음이 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운동, 독서, 글쓰기 같은 일들은 시작이 귀찮고 재미도 없지만 끝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고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사람은 안정감을 느끼고 조금씩 성장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재미와 기분 좋음을 혼동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저 웃고 떠들고 자극적인 무언가를 즐기고 나면 좋은 기분이 뒤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재미는 순간적으로 즐겁지만 끝나고 나면 허무함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처음엔 지루하고 귀찮게 느껴지던 일들이 결국 하루의 만족도를 높이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삶을 조금씩 바꾸고 싶다면 재미있는 일을 줄이고 기분 좋아지는 일을 늘려야 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바꾸려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그 비율입니다. 하루에 핸드폰을 3시간 보는데 독서나 운동은 단 5분도 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마음의 균형이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핸드폰을 무조건 보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때로는 머리를 식히기 위한 시간도 필요합니다. 다만 그런 시간만으로 하루가 채워진다면 삶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퇴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의식적으로라도 기분 좋은 일을 하루에 조금씩 더 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이틀 한다고 뭐가 바뀌냐”라고 말하지만 하루 이틀도 없으면 10일, 100일은 결코 오지 않습니다. 일단 시작해야 변화가 생깁니다. 매일 조금씩 재미없는 일을 하더라도 그게 기분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삶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꾸준히 걷고, 읽고,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수록 우리는 더 건강하고 단단해집니다.
만약 지금 나의 삶이 어디선가 막혀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혹은 아무리 바쁘게 살아도 성과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원인은 단순할 수 있습니다. 재미는 있지만 기분 좋지 않은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면 됩니다. 그 비율을 조금만 바꿔도 삶은 분명히 달라집니다. 처음엔 5분이라도 괜찮습니다. 매일 아주 작은 기분 좋은 행동을 쌓다 보면 분명히 더 나은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핸드폰을 내려놓고 책을 한쪽 읽는 일, 땀이 나더라도 걸어보는 일,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방을 정리하는 일, 처음에는 모두 귀찮게 느껴질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이 반복되면 마음이 단단해지고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생깁니다. 이런 감정들이 바로 삶을 진짜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재미있는 유혹은 손끝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그 유혹을 넘어서 ‘지금은 재미없지만 하고 나면 기분 좋아질 일’을 택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사소한 선택이 결국 당신의 삶 전체를 바꾸게 될지도 모릅니다. 스스로에게 그런 시간을 선물해 주는 하루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