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마무리를 핸드폰에 빼앗기지 마세요

by 오동근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소파에 털썩 앉았습니다. TV를 켜자마자 흘러나오는 익숙한 예능 소리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오랜만에 편하게 앉은 이 시간이 너무 달콤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갑자기 문득 이런 의문이 스쳤습니다. 지금 이 시간을 나는 선택한 걸까? 아니면 그냥 흘러가는 대로 떠밀린 걸까?


아마 많은 분들이 저처럼 하루의 끝자락을 ‘선택 없이’ 맞이하고 계실 겁니다. 피곤하니까 당연히 TV를 켜고 아무 생각 없이 핸드폰을 들여다보다 잠드는 게 익숙하니까요. 하지만 이 일상적인 흐름 속에서 ‘선택’이라는 단어를 꺼내 보면 삶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이건 참 단순한 진리 같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순간에 이 진리를 잊고 살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있어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선택을 합니다. 무엇을 먹을지, 무슨 옷을 입을지, 누구를 만날지 같은 사소한 것부터, 어떤 일을 할지, 어떻게 살지 같은 큰 선택까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루를 어떻게 마무리할지는 그냥 흐름에 맡겨버릴 때가 많습니다.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 몇 시간 그 황금 같은 시간은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에게 빼앗기고 있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퇴근하고 씻고 나면 저절로 손이 핸드폰으로 가고 그렇게 한두 시간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남는 건 뭘 봤는지도 기억 안 나는 유튜브 영상 몇 개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의 피로감뿐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왜 매일 반복되는 하루의 끝이 이렇게 허무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하루의 마무리를 폰에 뺏기지 말고 내가 의식적으로 선택하자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사람들은 아침의 시작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저는 오히려 *하루의 끝*이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그 시간은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뇌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자기 전 읽은 정보는 수면 중에도 뇌에서 계속 정리되며 학습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합니다. 아침보다 자기 전 독서가 더 좋다는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나는 오늘 하루의 마무리로 이것을 하겠다"라고 마음먹는 것만으로도 그 하루는 가치가 달라집니다. 책을 읽든, 산책을 하든, 음악을 듣든, 글을 쓰든 상관없습니다. 다만 핸드폰을 들기 전에 잠깐 멈춰서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내가 정말 이걸 보고 싶은 건가, 아니면 그냥 습관적으로 들은 건가?


사람들은 흔히 ‘휴식’을 핸드폰으로 대체하지만 그건 진짜 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정신은 더 피로해지고 마음은 공허해지기도 하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런 시간들이 계속 쌓이면 결국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허무함과 후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핸드폰이 문제가 아닙니다. 선택하지 않고 떠밀리는 삶이 문제인 겁니다.


물론 어떤 날은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그런 날도 당연히 있어야죠. 단, 그마저도 내가 오늘은 정말 쉬고 싶어서 일부러 그렇게 보내는 것이라면 괜찮습니다. 선택의 힘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것. 그게 우리의 하루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요즘 저는 하루를 마무리할 때 10분만이라도 책을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처음에는 억지로 시간을 내야 했지만 지금은 그 시간이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 10분이 하루의 피날레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안에 제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돌아보고 내일을 어떻게 살지 떠올려보는 여유가 담겨 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나는 뭘 해도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 않더라"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거창한 한 방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선택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거라고 믿습니다. 하루의 마지막 10분을 어떻게 쓰느냐가 결국 1년 뒤, 10년 뒤의 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도 하루가 저물고 있습니다. 당신은 오늘 하루의 마무리를 무엇으로 채우실 건가요? 만약 아직 정하지 않으셨다면 잠깐 멈춰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오늘 나의 이 시간, 내가 선택한 것인가요?*


그 짧은 질문 하나가 오늘을 다르게 만들고 내일의 당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의 끝을 꼭 여러분의 선택으로 물들여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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