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동안 아침에 눈을 뜨면 막연한 두려움이 먼저 찾아오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별일 아닌 것에도 마음이 쉽게 흔들리고 심장이 괜히 빨리 뛰곤 했죠. 그런데 그 두려움의 정체를 조금씩 들여다보니 결국 내가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불안에서 비롯된 거더군요. 준비가 안 돼 있으니 작은 일에도 흔들리고 큰일 앞에서는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겁니다.
사실 두려움이라는 건 누구나 느끼지만 그걸 대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두려운 상황이 오면 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안전한 곳에 숨으면 편해질 줄 알았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도망칠수록 그 두려움이 더 크게 부풀어 오르는 겁니다. 두려움은 등을 돌리면 안 된다는 사실을 그렇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 생각을 굳히게 된 계기는 ‘노인과 바다’를 읽고 나서였습니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 있을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는 문장은 제 마음을 깊게 파고들었죠. 여기서 패배란 단순히 지는 것이 아니라 등을 돌리고 달아나는 것도 의미합니다. 두려움을 마주 보고 서 있을 때만 비로소 내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어요.
그렇다면 두려움에 마주 서기가 말처럼 쉬운 건 아니었습니다. 두려움을 정면에서 바라보기 위해 노력이 필수이고 노력은 신기하게도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단단해진 마음은 두려움을 이겨내게 해 줍니다. 한 시간 책을 읽는 노력, 하루를 온전히 집중해서 보내는 노력, 작은 목표를 끝까지 해내는 노력. 이런 것들이 모여서 내 안에‘준비된 사람이라는 믿음을 쌓아주더군요.
중요한 건 무엇이던 끝까지 해내는 노력, 끝까지 해 본 경험입니다. 그것이 그림이든, 운동이든, 혹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일이든, 나 자신이 정한 목표를 하루 동안 몰입해서 이루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쌓이고 그 믿음이 두려움에 맞서는 방패가 됩니다.
생각해 보면 두려움은 빈틈을 노립니다. 준비가 덜 된 순간, 자신감이 없는 순간, 나 자신을 믿지 못하는 순간에 훅 들어옵니다. 그래서 두려움을 없애려면 그 빈틈을 채워야 합니다. 노력은 그 빈틈을 메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노력은 단순히 스펙을 쌓거나 결과를 얻기 위한 게 아니라 내 마음의 울타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혹시 지금 무언가가 두려운가요? 그렇다면 당장 노력을 시작해 보세요. 회피 대신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걸 하루 안에 해내는 겁니다. 처음엔 힘들고 귀찮겠지만 그 과정을 끝까지 해냈을 때 찾아오는 안정감은 어떤 심리 상담보다도 강력합니다.
저는 여전히 두려움이 찾아오지만 예전처럼 등을 돌리고 달아나진 않습니다. 그 대신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 너 왔구나. 근데 오늘은 내가 준비돼 있어.” 그리고는 책을 펼치든, 글을 쓰든, 운동화를 신고 뛰어나가든 무언가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하루를 노력으로 채우면 두려움은 조용히 뒤로 물러납니다.
결국 두려움은 노력 앞에서 힘을 잃습니다. 등을 돌리지 않고 정면을 바라보고 그 자리에 서서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두려움은 내 뒤에 서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도망가지 말고 무언가를 끝까지 해내 보세요. 그 하루가 쌓이고 쌓여 언젠가 두려움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는 날이 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