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속의 숨은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

by 오동근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정보를 보고 듣습니다. 하루만 휴대폰을 봐도 뉴스, 영상, 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우리는 얼마나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느끼며 살고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거 알아요라며 아는 척은 하지만 정작 마음으로 느끼려는 노력은 하지 않습니다. 감동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동을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더라고요.


얼마 전 주말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옆자리에 앉은 중년 부부가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평범한 장면이었지만 제 시선을 끈 것은 남편 분이 아내의 말을 정말 진심으로 듣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 없이 창밖을 보지도 않고 오직 아내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라고 느꼈습니다. 저는 무심코 흘려보낼 수도 있었던 그 순간을 조금 더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부부가 자리를 떠난 뒤에야 진심은 언제나 전해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너무 당연한 진리 같은 말이지만 그 순간 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작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왜 우리는 이런 장면, 이런 메시지를 그냥 스쳐 지나가고 마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감동을 받는 일이 거창하고 특별한 사건에서만 온다고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감동은 거대한 성공을 본 순간이나 기적적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감동은 언제나 일상 속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앞을 바쁘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쳐버립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게 되고 느끼려고 하지 않게 됩니다. 아는 것이 늘 옳은 것이 아니라 되새길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성장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새로움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익숙함 속에서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문장이 평소에는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카페에서 본 그 짧은 장면이 이 말의 의미를 비로소 제 마음에 들어오게 해 주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말을 또 듣는 것을 지루해합니다. 익숙한 이야기 앞에서는 쉽게 말합니다. 그거 알아요, 다 아는 얘기잖아요.라고 말하지만 삶을 진심으로 변화시키는 사람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비법을 찾아다니는 대신 이미 알고 있는 가치를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그냥 지나치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감동을 허락하자고. 누군가의 따뜻한 말이 마음을 흔든다면 그 순간을 소중히 붙잡아보자고. 이미 들은 이야기라도 다시 생각할 가치가 있다면 멈춰 서서 곱씹어보자고. 진심은 반복 속에서 깊어지고 의미는 되새김 속에서 자라납니다. 그러니 감동받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 순간이 바로 우리가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되는 출발점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점점 자동화되고 인간의 감정은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무시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확신합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더 깊게 느끼는 사람이 필요하고 그런 사람이 오래 살아남는다고 믿습니다. AI는 지식을 전달할 수 있지만 감동을 느낄 줄은 모릅니다. 결국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마음을 움직이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감동을 느끼는 능력을 스스로 버려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더 단련해야 합니다. 조용히 스며드는 작은 감동 하나가 우리의 하루를 바꾸고 모이면 인생을 바꿉니다. 그러니 내일 하루만큼은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겠습니다. 마음이 머무는 곳에 잠깐 멈춰 서서 느껴보려 합니다. 그 작은 마음의 움직임이 언젠가 더 멀리 날아오를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법의 주문 활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