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듣는 말 중 하나가 젊을 때 직접 부딪쳐라입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라는 말은 진리이기도 하고 때로는 무모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저는 한창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몇 번의 잘못된 투자와 선택으로 마음고생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고통은 분명 값비싼 교훈을 주었지만 돌이켜보면 그 고통을 미리 줄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대신 제가 몰랐던 것은 수많은 선배들이 이미 같은 실수로 얻은 교훈을 책으로 남겼다는 사실입니다. 그 책들을 읽으면서 저는 직접 겪지 않고도 실패의 골짜기와 빠져나오는 법을 미리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독서는 현실을 흉내 낼뿐, 실제 경험을 대체할 수 없다는 말도 있지만 뇌과학 연구에서도 밝혀지듯이 인간의 뇌는 상상과 실제를 유사하게 처리합니다. 책을 통해 타인의 고민과 선택 실패와 회복 과정을 깊이 공감하면 우리의 의사결정 회로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즉 독서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게 해주는 사전 연습장입니다. 제가 읽었던 한 전기에서는 사업가가 반복적으로 실패를 통해 얻은 작은 습관들을 상세히 적어놓았는데 그 습관을 제 일상에 적용해 본 결과 같은 실수를 회피하게 되었고 작은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돈을 잃는 경험 없이도 판단력이 단련된 것이죠.
사실 독서는 타인과의 대화를 준비해 주는 도구입니다. 저는 독서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가 계기가 되어 새로운 일거리를 얻은 적이 있습니다. 책 속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나눴던 솔직한 의견 교환이 신뢰를 만들었고 그것이 실제 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독서는 우리가 사회적 맥락에서 더 깊게 참여하게 만드는 연료가 됩니다.
다만 독서가 전능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현실주의자가 지적하듯 책에서만 머물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읽고 난 뒤 ‘작은 실천’을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한 권의 자기 계발서를 읽었다면 그중 한 가지를 2주 동안 시도해 보고 기록합니다. 독서는 지도를 주지만 걸음은 우리가 내디뎌야 합니다. 이 균형을 지키는 것이 독서의 진짜 힘을 끌어내는 방법입니다.
독서는 돈과 시간을 크게 잃지 않고 수백, 수천 명의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실패의 쓴맛을 보지 않고도 그 교훈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타인과의 대화에서 깊이를 더하며 실천을 통해 삶을 변화시킬 기회를 줍니다. 물론, 책만 읽고 끝내면 안 됩니다. 읽고 나서 한 걸음이라도 옮겨야 비로소 독서가 삶의 연료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덧붙이겠습니다. 독서는 고통 없는 학습이지만 그 결과로 찾아오는 책임과 변화는 달콤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부디 가볍게 시작하세요. 한 페이지, 한 문단, 그것만으로도 이미 누군가의 인생을 빌려 살아본 셈입니다. 저도 여러분과 같은 독자로서 오늘 밤 책장 한 칸을 넘겨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 한 장이 내일의 선택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