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습관

by 오동근

몇 년 전, 저는 업무와 생활 사이에 끼어 매일같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이메일과 미팅으로 보내다 보니 어느새 제 생각의 깊이가 얕아졌다는 걸 느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정보를 빠르게 소비하는 게 경쟁력이라고 말했지만 저는 자꾸만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불안했습니다. 그 불안의 원인은 분명했습니다. 깊이 있는 판단을 뒷받침해 줄 내부 연료가 부족했던 거죠.


그때부터 저는 의도적으로 읽을 시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억지로였고, 몇 페이지 넘기기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새벽 기차에서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내렸을 때의 감각은 생생합니다. 그 책은 제게 단순 정보 이상의 것을 주었습니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질문을 던지는 방식, 그리고 실패를 해석하는 틀까지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읽으면 된다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오히려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숫자만 늘린다고 통찰이 자동으로 생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독서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내면의 구조를 재배치하는 작업입니다. 읽은 것을 곱씹고, 일상에 적용하고, 때로는 실수해 보면서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저는 그 과정을 통해 작은 실행 하나가 생각의 깊이를 얼마나 빠르게 바꾸는지를 체감했습니다.


책은 재미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실제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소설은 인간의 심리를 읽는 능력을 키워주었고 통계 관련 책은 데이터로 질문을 검증하는 습관을 심어주었습니다. 이런 조합이 쌓이자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태도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일이 잦아졌고 그 결과 결정의 질도 올라갔습니다.


공감할 만한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누구나 바쁜 삶 속에서 ‘읽겠다’고 다짐하지만 쉽게 포기합니다. 하지만 매일 딱 한 문단이라도 집중해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길게 읽을 수 없을 때는 한 문단, 짧은 시간이 날 때는 한 페이지. 이 작은 습관이 모여 한 달 뒤에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문제를 보게 해 주었습니다.


책 한 권이 인생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닙니다. 다만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내부의 준비입니다. 책은 단순한 지식의 저장고가 아니라 위기 앞에서 작동하는 보이지 않는 엔진입니다. 제가 경험한 가장 큰 변화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마음이 덜 흔들린다는 점이었습니다. 그것은 덧붙여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일의 우선순위, 그리고 실패를 해석하는 방식까지 바꿔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책을 읽는 일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작은 습관의 연속입니다. 조용히 쌓인 힘은 어느새 당신의 선택과 미래를 견고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불안한 밤, 스마트폰 화면을 끄고 책장을 한 장 넘겨보세요. 당신의 내일이 조금 더 선명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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