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작은 목표 하나를 잡았습니다. “아침마다 운동을 하자.”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래서 운동화와 운동복을 새로 사고 헬스장까지 1년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침마다 운동은커녕 새벽 알람이 울릴 때마다 ‘5분만 더…’를 외치며 이불속으로 다시 파묻히곤 했습니다. 결국 1년 동안 헬스장에 간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죠. 나중에 알게 된 건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방향 설정이 잘못됐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데 아침 운동을 고집했고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지 않은 ‘엉뚱한 계획’이었기 때문이었죠.
많은 사람이 “열심히 하면 된다”는 말을 굳게 믿지만 이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후배가 좋은 예입니다. 그는 보고서를 정말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색깔도 다양하게 넣고 표도 세세하게 나누고, 디자인 요소까지 신경 쓰며 밤을 새우곤 했죠. 그런데 팀장님은 항상 같은 피드백을 했습니다. “이건 예쁘긴 한데 핵심이 없어.” 후배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억울해했지만 문제는 디자인이나 노력의 양이 아니라 방향이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팀장님이 원한 건 디자인이 아니라 핵심 요약이었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했는데 왜 인정받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은 열심히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노력해야 하는지를 먼저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를 높여도 더 멀어질 뿐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직장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흔합니다. 다이어트할 때 샐러드만 먹고 굶었는데 결국 밤마다 폭식해 실패하는 사람들, 자격증 공부를 했는데 정작 자신에게 필요 없는 시험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 사람들, 혹은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계속 바쁜데도 성과는 없는 경우들. 이런 상황의 공통점은 “무언가 열심히 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잘못된 목표나 방식으로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놓치는 점은 “모든 실패가 헛된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입니다. 중요한 건 실패에서 무엇을 배우느냐죠. 예전에 저는 한 가지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오래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문서 정리 능력, 발표 구성, 타인의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경험은 다른 프로젝트에서 큰 힘이 되었고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아, 그때 그 헛된 것 같았던 노력도 결국 나를 성장시키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여기서 중요한 건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실패한 이유를 기록하고, 다음번에는 다른 방법을 시도하고 시작하기 전 기본 규칙을 점검하는 작은 습관이 헛된 수고를 크게 줄여줍니다.
아무리 좋은 의지와 열정을 갖고 있어도 방향을 바로잡지 않으면 결국 같은 자리에서 맴돌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이 방식이 정말 나에게 맞는가?”, “이미 결론이 정해진 상황은 아닌가?”,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어디일까?”
이 질문들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노력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바쁘게 살아가지만 바쁨이 꼭 생산성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달리면 속도가 빠를수록 더 크게 돌아가야 하는 순간도 생깁니다. 그렇다고 노력 자체를 부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건 방향을 먼저 확인하는 것 그리고 그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꾸준히 점검하는 것입니다.
일상의 작은 선택들의 모든 것이 결국 방향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방향을 더 잘 읽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관찰, 질문, 독서, 그리고 경험에서 배우려는 태도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혹시 지금 하고 있는 일 가운데 이미 결과가 정해진 길을 뒤늦게라도 가고 있진 않은지. 혹은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느라 정작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법을 반복하고 있진 않은지.
오늘 하루만큼은 속도보다 방향을 먼저 바라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시간이 헛되이 쓰이지 않기를 그리고 작은 노력이라도 제대로 된 방향으로 쌓여 결국 큰 결실로 이어지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