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해 자신과 대화하기

by 오동근

우리는 왜 생각을 멈출까? 혹은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느낄까? 저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여러 번 던졌습니다. 출퇴근길, 점심시간, 잠들기 전 스치는 잡생각들조차 대부분 화면으로 흩어집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생각의 빈도’가 아니라 ‘생각의 질’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생각이란 단순한 정보 처리나 문제 해결을 넘어서 나와의 대화이며 삶의 온도를 재는 일입니다. 저는 독서를 통해 그 대화의 장을 다시 열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동으로 깊이 있는 생각이 따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책은 도구이고,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얕게 읽었습니다. 제목을 외우고 핵심 문장 몇 개를 SNS에 옮겨 적는 것으로 만족했죠. 그러다 어느 에세이 속 한 문장이 제 안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죽는다는 것은 주변과 온도가 같아지는 것이다.” 저는 그 자리에서 ‘내가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냈나’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몸은 살아 있었지만 마음은 주변 온도와 같아져 버린 건 아닌가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뜨거웠나. 이런 질문들이 며칠, 몇 달 이어지면서 독서는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나와의 대화를 불러왔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도 도움이 됐습니다. 한 친구는 매일 출퇴근 전 10분만 책을 읽기로 했더니 사소한 선택들이 달라졌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지인은 독서 모임에서 자신이 몰랐던 감정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그 덕에 관계가 회복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독서는 시간을 낭비하는 취미’라는 오해를 바로잡아줬습니다.


책을 읽은 뒤 즉시 ‘한 문장, 한 질문’을 마음에 남기고 그 질문으로 하루를 보내보세요. 예를 들어 “나는 오늘 누구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을 가지고 생활하다 보면 작은 선택들이 달라집니다. 또한 휴대폰을 완전히 버리라는 극단적 권유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폰을 도구로만 쓰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알림을 설정해 중요한 것만 받되 폰을 켠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 외엔 알림을 끄는 식으로요. 이렇게 하니 생각의 연속성이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생각은 싸워서 얻는 것이 아니라 ‘초대를 통해 다시 찾아오는 것’입니다. 독서는 그 초대장이고, 우리의 역할은 초대에 응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것처럼 독서는 단지 지식을 쌓는 행위가 아닙니다. 독서는 나와의 대화를 재정비하는 과정입니다.


오늘 밤 자기 전, 책을 한 장만 펼치고 그중 한 문장을 골라 작은 질문으로 바꿔보세요. 그리고 내일 그 질문 하나로 하루를 보낸 뒤 잠깐 메모하세요. 이 과정을 일주일만 지속해도 생각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끝으로 혼자라고 느낄 때가 더 많겠지만 누구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핸드폰 화면 너머의 수많은 소음보다 내 안의 목소리가 더 중요한 날들이 분명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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