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으로는 내가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은 늘 하던 대로 굳어 있는 느낌 받아본 적 있으신가요? 하루를 시작하면서 오늘은 좀 부지런하게 살아보자고 다짐했지만 막상 핸드폰부터 집어 들고 시간만 흘러가고 하루가 끝나면 내일은 꼭…이라고 말하는 무한 반복.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유명한 심리학자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말이 이상하게 제 마음을 세게 흔들어 놓았습니다.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으로 양치질을 해보라는 얼핏 들으면 어이없을 수도 있는 이야기였죠. 그런데 이유를 듣고 나니 마치 제 상황에 정확히 맞춘 조언처럼 들렸습니다.
그 심리학자는 우리가 늘 익숙하게 해 오던 행동을 깨는 순간, 뇌가 ‘아, 지금은 새로운 상태구나’ 하고 반응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이 스스로에게 가장 강한 메시지를 넣을 수 있는 때라고 했어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이상하게 마음이 설득됐습니다. 도전이라는 걸 오래 잊고 지낸 제가 오랜만에 그래 한번 해보자라는 기분이 들었달까요.
그래서 바로 다음날 아침 왼손으로 양치질을 해봤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칫솔을 잡는 것부터 어색했고 거울에 비친 제 모습도 이상할 만큼 낯설더라고요. 그런데 그 낯섦이 묘하게 저를 깨우는 느낌이었습니다. 매일 반복해 오던 동작이 아니라서 몸과 머리가 동시에 깨어나는 기분이었거든요. 게다가 뜻밖에 평소 오른손으로는 잘 닦기 힘들었던 부분이 왼손으로는 오히려 훨씬 쉽게 닿더라고요. 그냥 불편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그 순간 익숙함을 벗어나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양치질을 마친 뒤 그 심리학자의 조언대로 거울 앞에 섰습니다. 사실 이런 행동은 예전에 유행했던 자기 암시나 자기 확언 같은 것과 비슷해 보여서 저는 늘 반신반의했습니다. 이런다고 사람이 바뀔까?라는 생각도 있었고 어딘지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습니다. 왼손으로 양치질을 마친 그 생소한 감각 때문에 그랬던 걸까요. 제 눈을 바라보며 “나는 부지런한 사람이야. 나는 책 읽는 걸 좋아해. 나는 게으르지 않아. 나는 도전하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데 진짜로 제 말이 저에게 더 분명하게 들렸습니다. 평소 같으면 공허하게 느껴졌을 말들이 그 아침엔 묘하게 와닿더라고요.
저는 그날 이후 매일 아침, 왼손으로 양치질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도 쉽지 않습니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사람처럼 어색한 순간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어색함 때문에 오히려 제 하루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행동이 달라지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결국 정체성도 영향을 받습니다. 처음엔 억지였던 문장들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제 일상에 스며들더라고요. 책을 더 자주 집어 들게 되었고, 핸드폰을 조금 덜 보게 되었으며, 아침에 거울 속 제 모습이 예전보다는 조금 더 믿음직스러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우리는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데 너무 익숙합니다. “난 원래 게을러.” “난 원래 책을 안 읽어.” “난 원래 시작을 잘 못해.” 이런 말이 어느 순간 우리의 정체성을 대신해 버리곤 하죠. 그러다 보니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 변화를 위한 작은 시도조차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아주 단순한 왼손 양치질 같은 행동 하나가 그 굳은 문을 톡 하고 흔들어줄 수 있습니다. 작은 불편함이 오히려 마음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죠.
결국 이 방법의 핵심은 양치질 자체가 아닙니다. 익숙함을 깨뜨리는 작은 행동을 통해 뇌가 깨어나는 그 순간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순간에 스스로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변화는 거창한 결심이나 완벽한 계획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그 순간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저 역시 그 작은 순간에서 출발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로 스스로를 묶어두는 분들이 있다면 아주 가벼운 시도 하나만 해보셨으면 합니다. 왼손으로 양치질을 하든, 평소에 안 가던 길로 걸어보든, 아니면 평소에 하지 않던 방식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든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익숙함을 흔드는 그 작은 움직임입니다. 그 틈새로 새로운 내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거울 속의 자신에게 말하세요. 믿기지 않더라도, 어색하더라도, 어쩌면 웃음이 나더라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바라는 모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아주 작은 변화의 순간부터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