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고, 불행한 가정은 각자의 이유로 불행하다.” 이 문장은 마치 오래된 벽에 새겨진 글씨처럼 제 안에 박혔고 이후 반복해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왜 같은 원리로 행복한 사람들이 많은데 불행은 제각각일까요?
톨스토이의 문장을 처음 마주했을 때 제 머릿속에는 평범함의 힘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한때 특별한 비법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낭비한 사람이었습니다. 빠르게 성공하는 법 쉽게 행복해지는 루틴 같은 제목이 붙은 글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고 실천은 늘 미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작은 습관을 하나 붙이기로 결심했죠. 하루에 책 10쪽 읽기, 일주일에 두 번 30분 걷기 같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는데 놀랍게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생활의 온도가 서서히 바뀌었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습관을 가진 이들이 많았고 그들은 시간은 다르지만 같은 이유로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이 경험은 행복의 공통분모가 있다는 톨스토이의 관찰을 제 삶으로 확인시켜 준 계기였습니다.
반면 불행한 경우를 들여다보면 우리는 흔히 나만의 특별한 이유라 생각하는 데 집중합니다. 아이가 있어서, 돈이 부족해서, 시간이 없어서 등 각자 말하는 이유들은 모두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불행을 초래하는 이유들은 서로 달라 보이지만 그 밑바탕에는 변화를 회피하려는 동일한 패턴이 숨어 있습니다. 즉, 행복한 사람들의 이유는 비슷하고 불행한 사람들의 이유는 겉모습은 다르나 속은 비슷한 불변의 구조를 가진다고 느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행복은 타고나는 성향이라거나 행복은 운이다라고 말합니다. 물론 타고난 기질과 환경의 영향은 있지만 제가 경험한 바는 행복의 상당 부분은 반복되는 작은 선택과 행동들의 누적이라는 점입니다. 독서, 운동, 사람을 배려하는 태도 같은 것은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포기할 뿐입니다.
그리고 행복을 위해서는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생각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꾸준히 지킬 수 있는 작은 원칙을 세우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강력합니다. 저는 그 원칙들을 몇 개 정해두고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실패가 두렵다고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해도 매일 조금씩 해나가는 편이 훨씬 삶을 바꿉니다.
톨스토이의 짧은 문장은 우리에게 단순하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줍니다. 행복한 가정과 행복한 삶은 거창한 비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공통으로 실천하는 작고 일상적인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반대로 불행은 개별적인 이유들로 보이지만 대부분은 같은 패턴의 변명과 미루기로 귀결됩니다. 여러분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면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하세요. 책 한 페이지, 10분의 산책, 누군가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결국 비슷한 이유로 행복한 사람들처럼 만드는 첫걸음입니다. 제 경험처럼 실패와 좌절이 있어도 다시 일어나는 과정 자체가 이미 변화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