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저녁, 오늘은 다 읽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책상에 앉았는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이 흐트러졌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였죠. 휴대폰을 확인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문득 창밖을 보게 되고 작은 잡념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때 저는 반대로 시간의 길이를 늘이는 대신 오히려 더 짧게 잡아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 한 시간만 완전히 몰입해 보자고요. 마치 한 시간 뒤에 급하게 할 일이 생긴 것처럼 저를 몰아붙였습니다. 놀랍게도 그 한 시간은 훨씬 집중도가 높았고 읽은 내용의 흡수도 더 좋았습니다. 핸드폰은 책상 반대편에 던져두었고 소음은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냈습니다. 짧은 시간 때문에 오히려 긴장을 유지할 수 있었고 그 긴장이 효율을 만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시간을 오래 쓸수록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에 가서 “오늘은 적어도 7시간”이라고 계획을 세우면 도리어 출발조차 망설여지고 가서도 주변을 둘러보느라 정작 공부는 적게 하게 됩니다. 반대로 도서관에서 ‘30분만 제대로 읽고 나오자’는 마음으로 앉아 본 적이 있는데 그 30분은 놀라울 정도로 생산적이었습니다. 사람의 집중력은 무한하지 않아서 긴 시간을 미리 보장해 두면 마음이 분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 안에서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의미 있는 압박입니다.
물론 이 방법이 처음부터 항상 통하는 건 아닙니다. 저도 실패를 여러 번 했고 어떤 날은 한 시간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반복해서 훈련하니 몸과 마음이 점차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특정 시간 동안 이 시간에는 이것만 한다고 규칙을 정하면 의식적으로 잡음을 차단하는 행동이 습관이 되기 시작합니다. 저는 알람을 맞추거나 작은 루틴을 실행하는 식으로 일관성을 만들었습니다. 예컨대 알람을 맞춘 뒤 자리에서 일어나 잠깐 스트레칭을 하고 책을 펴는 식의 루틴을 통해 이제는 집중시간이라는 신호를 몸에 심었습니다. 이런 작은 신호들이 쌓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초집중 상태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긴 시간이 필요한 작업에도 문제없습니다. 시간을 짧게 나누어 연속적으로 이어가면 됩니다. 예를 들어 1시간 집중 후 10~15분 휴식, 다시 1시간 집중으로 이어가는 방식은 긴 시간을 효율적으로 채우는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처음부터 긴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부담이 줄고 카페인이나 강제성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구간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25분이 최적일 수 있고 어떤 사람은 90분이 맞을 수 있습니다. 핵심은 자신이 정한 짧은 구간 안에서 얼마나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느냐입니다.
우리 모두는 바쁜 삶 속에서 집중을 잃고 시간이 없어서 또는 의지가 약해서라고 자책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방법을 조금 바꾸고 자신에게 맞는 작은 규칙을 만들어 반복해 보면 의지력만으로 버티지 않아도 됩니다. 한 시간 동안 완전 집중을 연습하는 일이 쌓이면 어느새 긴 하루도 품질 높은 시간의 연속으로 바뀌어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이제 긴 시간을 무작정 확보하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짧고 분명한 구간에 온전히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택했습니다. 이 작은 전환이 여러분의 시간과 마음을 훨씬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수 있길 바랍니다.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오늘 하루 중 단 30분만이라도‘이 시간만큼은 하고 스스로에게 약속을 걸어보면 생각보다 큰 변화가 찾아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