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자가 돼라

by 오동근

일과 집을 오가는 평범한 하루 속에서 문득, “나는 지금 무엇을 만들고 있는 사람일까?”라는 질문이 불쑥 떠오릅니다. 그냥 주어진 일을 하고, 누가 시킨 일을 처리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던 날이면 그 질문이 더 크게 울립니다. 어느 날은 회사에서 시키는 보고서를 기계처럼 작성하고 집에 돌아와 소파에 털썩 앉았는데 제 삶을 제가 만드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설계한 길을 그냥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 있을 겁니다. ‘이대로 괜찮을까?’ 싶은 그 묘한 찜찜함 말이죠.


그날 밤 저는 노트북을 열고 아주 짧은 글을 썼습니다. 제목도 없는, 목적도 없는 글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습니다. 아, 만들어낸다는 행위가 이런 느낌이었지. 누군가에게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해 시작하는 그 감각 말이에요.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창조’할 수 있는 존재인데도 스스로 그 가능성을 좁혀가며 살아가곤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조라는 단어가 너무 거창하다고 말합니다. 예술가나 디자이너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저는 그게 아주 큰 착각이라고 믿습니다.


사실 창조는 엄청난 재능이나 뛰어난 기술에 의존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앞서 말했던 짧은 글쓰기를 시작으로 저는 몇 가지 작은 창조들을 일상에 끼워 넣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쉬운 건 글쓰기였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떠오른 생각을 메모장에 적어두거나 요리하다가 마음에 든 과정과 맛을 짧게 기록하는 것처럼 부담 없는 시도로 시작했죠. 그 작은 기록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제가 만든 무엇인가가 눈앞에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기분이 참 이상했습니다. ‘아, 나도 뭔가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아주 사소한 발견이었지만 제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창조’라는 말 앞에서 주저하는 이유는 창조가 거대해야 한다는 오해 때문이 아닐까요? 스스로를 “나는 평범한 직장인인데 무슨 창조야”라고 규정짓는 순간 기회는 더 이상 내게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글 한 줄, 아이디어 하나, 생활 속 작은 개선조차도 모두 창조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저도 예전에 ‘창조’라는 단어를 들으면 거대한 프로젝트, 새로운 발명품 같은 걸 떠올렸는데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창조라는 말을 무서워했던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고, 새로운 걸 만들 능력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제 안에 늘 있었거든요. 하지만 작은 글 한 줄로 시작한 경험이 그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창조는 소수의 사람들만 하는 행위가 아니라 누구나 일상 속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행위라는 걸 알게 되었죠.


오늘 하루도 많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들로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지만 그 와중에도 딱 10분만 시간을 내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거기서 출발하는 작은 창조의 씨앗은 언젠가 여러분의 삶에 기대하지 않았던 방향과 활기를 가져다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 이상의 창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합니다. 그 가능성을 믿고 오늘 하루 작은 글쓰기 한 줄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삶 속에서도 분명히 새로운 무언가가 싹트기 시작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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