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멀티태스킹이 효율적이라고 믿거나 집중력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단정 짓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누구나 자기만의 몰입 주파수가 있고, 그 주파수가 맞아떨어질 때 신호가 길게 유지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호는 우리가 완전히 몰입하는 순간을 뜻하고 잡음은 집중을 끊어뜨리는 모든 요소들이죠. 많은 사람들이 “왜 나는 집중력이 약할까?”라고 자책하지만 사실 대부분은 자기 신호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 채 살아갑니다.
신호와 잡음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면 자신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집중력을 ‘시간 싸움’이나 ‘의지의 문제’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것보다 훨씬 단순합니다.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분야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잡음을 통제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집중이 짧아지는 거죠. 예를 들어 독서를 할 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집중이 끊어지는 이유는 독서에 적성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잡음의 침투를 제어하는 패턴을 아직 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 글을 쓸 때는 신호가 강하게 이어져 잡음이 끼어들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이는 제가 글쓰기의 주파수와 가장 정확히 맞아떨어지기 때문이었죠.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건 ‘신호가 오래 이어지는 일’을 찾는 겁니다. 좋아하는 일은 기분의 문제지만 신호가 맞는 일은 능력과 성향,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합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 신호가 잡음보다 우세한 분야를 발견하면 평소에는 30분도 집중하기 어렵던 사람이 그 일 앞에서는 몇 시간씩 몰입하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아무리 신호가 맞는 일이라 해도 잡음은 찾아옵니다. 휴대폰 알림, 갑자기 떠오른 해야 할 일, 주변 소리, 심지어 스스로에게 하는 불필요한 걱정까지 모두 잡음이죠. 중요한 건 그 잡음을 얼마나 근본적으로 줄이느냐입니다. 저는 독서를 할 때 집중이 끊기는 지점을 관찰하면서 한 가지를 시도했습니다. 50분 정도 몰입이 무너지면 10분 쉬고 다시 타이머를 맞추는 방식입니다. 작게 끊어서 다시 이어 붙이는 식으로 신호의 지속 시간을 늘려 나갔습니다. 이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뇌는 반복되는 리듬을 기억하는 성질이 있어서 점차 그 시간대를 버티기 시작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훈련을 몇 달 이어가자 독서 집중 시간이 50분에서 80분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건 집중력은 훈련된 습관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나는 원래 산만한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건 잘못된 자기 해석입니다. 애초에 우리는 어릴 때부터 집중력을 기르는 법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어른이 된 뒤에도 집중을 방해하는 수많은 환경에 둘러싸여 살기 때문에 신호가 들릴 틈조차 사라지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일부러 휴대폰을 멀리 두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휴대폰이 눈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뇌는 10분마다 잡음을 체크합니다. 단순히 가방에 넣거나 방에 두는 것만으로도 신호가 훨씬 오래 유지됩니다.
신호와 잡음의 개념은 단순히 집중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신의 삶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지침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어떤 분야에서는 신호가 길게 이어지는 사람이 되고 어떤 분야에서는 잡음에 끌려다니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면 좋습니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시간이 사라지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곧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는 첫걸음입니다.
그리고 그 신호의 시간을 조금씩 늘려보세요. 처음에는 20분이지만 곧 40분이 되고 어느새 두 시간, 세 시간도 가능해집니다. 중요한 건 ‘나는 원래 집중력이 약한 사람’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집중력은 타고나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주파수와 환경을 찾고, 꾸준히 훈련하면서 길러지는 능력입니다.
여러분이 가진 신호의 길이는 지금보다 훨씬 더 길 수 있습니다. 단지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죠. 오늘 잠깐이라도 몰입이 찾아온 순간이 있었다면 그 시간의 감각을 마음속에 잘 붙잡아 두세요. 그게 여러분의 신호가 시작되는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