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고는 있는데 뭔가 얻은 건 없는 것 같고 그래서 내가 잘 가고 있는 건지 헷갈리는 순간. 느껴보신 적 있으시죠? 저도 비슷한 시간을 꽤 오래 보냈습니다. 분명 바쁘게 살았고 남들 보기엔 노력도 했는데 돌아보면 그래서 뭘 얻었지?라는 질문만 남더군요. 그 질문이 반복될수록 의욕은 줄고 시도 자체가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노력한 시간이 전부 낭비처럼 느껴졌거든요.
“삶의 기쁨은 무언가를 얻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던 데 있다”는 책에서 본 말이 마음에 꽂혔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문장을 곱씹을수록 그동안 제가 너무 결과만 보고 있었다고 깨달았거든요.
우리는 흔히 인생을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으로 또렷하게 나누려고 합니다. 목표를 이루면 성공이고 이루지 못하면 실패. 기쁘면 잘 산 날이고 힘들면 망한 하루. 하지만 실제로 하루하루를 살아보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죠. 힘든 날에도 웃는 순간이 있고 잘된 날에도 허무함이 남습니다. 지나고 보면 그때 그렇게 크게 느껴졌던 일들이 이상하게도 비슷한 온도로 기억됩니다.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그 모든 순간이 결국 ‘살아 있었던 시간’이라는 점에서는 같더군요. 고통도 성취도 기대도 실망도 전부 삶의 일부였을 뿐입니다.
그럼 결과는 중요하지 않은 건가요?
아닙니다. 결과는 분명 중요합니다. 다만 결과가 삶의 가치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놓치고 있는 거죠. 결과는 결과일 뿐이고 좋고 나쁨을 떠나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반면 노력은 다릅니다. 오늘 내가 어떤 태도로 시간을 쓰는지 어떤 마음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지는 전적으로 나의 선택입니다.
노력의 진짜 가치는 여기서 드러납니다. 노력은 당장 보상이 없어도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듭니다. 가만히 멈춰 있으면 마음의 온도는 금세 식어버립니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안전해 보이지만 동시에 설렘도 사라집니다. 반대로 결과가 불확실하더라도 손을 뻗는 순간 마음은 다시 뜨거워집니다. 그 긴장감과 몰입감 자체가 이미 삶의 기쁨인 셈이죠.
반대로 결과와 상관없이 몰두했던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후회가 덜 남았습니다. 설령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했더라도 그때 나는 진심으로 해봤다는 기억이 남았거든요. 그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저를 부끄럽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음 도전을 가능하게 해주는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성공한 사람들의 결과만 봅니다. 베스트셀러, 큰 성과, 화려한 이력. 그래서 노력의 가치는 결과로 증명돼야 한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결과 뒤에는 수많은 평범한 날들과 눈에 띄지 않는 시도들이 있습니다. 그 과정이 없었다면 결과도 없었을 겁니다. 다만 과정은 기록되지 않고 결과만 남을 뿐이죠.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나는 오늘 무엇을 얻었나? 대신 나는 오늘 무엇을 위해 노력했나?
이 질문은 우리를 훨씬 자유롭게 만듭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비교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남들보다 앞섰는지 뒤처졌는지가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한 발 움직였는지가 중요해집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다 보면 삶에 대한 만족도는 생각보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올라갑니다.
결국 인생의 기쁨은 결과에 동그라미를 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늘 내가 시간을 쏟은 그 노력 망설이면서도 손을 뻗었던 그 순간들에 있습니다. 잘되든, 안 되든, 그 모든 순간은 똑같이 삶입니다. 그리고 그 삶을 두려움 없이 살아내는 사람 결과보다 과정을 살아가는 사람이 결국 가장 단단한 행복을 가진 사람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오늘 하루도 결과 말고 노력에 동그라미를 쳐보면 어떨까요?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잘 살고 있는 하루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