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기분이 들쭉날쭉했고 하루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지쳐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오늘도 버텨야지라는 말이 습관처럼 나왔고 그 말은 이상하게도 제 하루를 그대로 만들어 버리더군요.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매일 같은 말을 하며 시작한다면 말의 방향을 바꿔보면 어떨까?
그래서 시작한 것이 자기 암시였습니다. 거창한 문장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말을 천천히 소리 내어 말하는 것부터였습니다. 신기하게도 아침에 그 몇 분을 쓰고 나면 마음이 다시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날의 피로, 이유 없는 불안, 막연한 걱정들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아도 ‘리셋 버튼’을 한 번 누른 것처럼 다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 암시는 현실을 외면하는 자기 위로라고 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느낀 건 현실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버텨내는 체력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 하는 긍정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컨디션이 바닥일 때,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 진짜 힘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고통을 피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성장의 대부분은 피할 수 없는 고통이 아니라 선택한 고통에서 나왔습니다. 매일 아침 말을 꺼내는 것, 하루에 10분이라도 책을 펼치는 것, 짧은 운동이라도 거르지 않는 것. 이런 사소한 반복은 눈에 띄는 성과를 바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라고 묻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수없이 했습니다. 하루 이틀 책을 안 읽어도 세상이 무너지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다시 책을 펼치는 순간 알게 됩니다. 마음이 흐트러져 있었구나, 내가 나를 방치하고 있었구나 하고 말이죠. 자기 암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며칠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면 그동안 제 안의 에너지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가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매일 반복하는 습관은 완벽해야 효과가 있지도 않았습니다. 완벽함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반복은 오래가지 못하더라고요. 중요한 건 양보다 빈도, 강도보다 지속성입니다. 3시간 몰아서 하는 독서보다 10분씩 매일 읽는 독서가 결국 삶의 방향을 바꿉니다.
이렇게 쌓인 작은 반복은 어느 순간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사고방식이 바뀌고, 말의 선택이 달라지고, 행동의 기준이 조금씩 높아집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예전엔 버거웠던 상황을 훨씬 담담하게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는 이 변화를 하루아침에 얻지 않았습니다. 다만 하루도 빠짐없이 같은 방향으로 조금씩 걸어왔을 뿐입니다.
오늘부터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대신 매일 반복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 하나를 정해 보세요. 아침에 나에게 건네는 한 문장, 잠들기 전의 10분 독서, 짧은 산책이라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걸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평가하지 말고 그저 반복해 보시길 바랍니다.
오래 달리는 인생보다 매일 달리는 인생이 결국 더 멀리 갑니다. 그 차이는 어느 날 갑자기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삶의 결을 바꿔놓습니다. 오늘 하루도 그 작은 반복을 선택한 당신이라면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