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포착하는 유일한 방법

by 오동근

지금껏 “기회는 특별한 사람에게만 온다”라고 믿으며 살아왔습니다. 대단한 인맥이 있거나 뛰어난 재능이 있거나 운이 따라줘야만 잡을 수 있는 것이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 삶에 큰 변화가 없을 때마다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습니다.

아직 내 차례가 아닌가 보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기회는 늘 제 주변에 있었습니다. 다만 그때의 저는 그것을 기회로 인식할 수 있는 눈이 없었을 뿐입니다. 밤하늘의 별은 언제나 떠 있지만 별자리를 아는 사람만이 그 의미를 읽어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느 날 골프를 치는 지인과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분이 우산을 들고 가볍게 스윙 연습을 하고 계셨습니다. 주변 사람들 눈에는 그냥 심심해서 하는 행동처럼 보였겠지만 골프를 아는 사람의 눈에는 바로 들어옵니다. ‘아, 이분은 골프를 치시는 분이구나.’

어떤 행동은 왜 특정 사람에게만 의미 있게 보일까요. 바로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해 본 것, 익숙한 것만 인식합니다. 그리고 이 경험은 반드시 직접 겪어야만 쌓이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독서를 단순히 지식을 쌓는 행위 정도로 오해하십니다. 하지만 독서는 정보를 외우는 일이 아니라 경험의 범위를 넓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10년을 살아야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을 우리는 책 한 권으로 미리 만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던 장면 앞에서 “어디서 본 이야기 같은데요?” 하고 멈춰 서게 됩니다.


저 역시 과거에는 새로운 제안을 받으면 두려움이 먼저 앞섰습니다. 잘 모르고 경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선택과 실패 그리고 회복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다 보니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이건 한 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라는 감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기회는 그렇게 조용히 제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회를 인생을 단숨에 바꿔주는 결정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서의 기회는 대부분 아주 작고 때로는 지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작은 신호 속에서 의미를 읽어낼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독서를 꾸준히 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문학을 읽으면 사람의 마음이 보이고 역사서를 읽으면 반복되는 흐름이 보이며 경제나 경영 책을 읽으면 사회의 방향이 보입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느낌이 듭니다.

“이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구나.”,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너무 익숙해서 가볍게 들릴 수 있지만 저는 이 말이 매우 정확하다고 느낍니다. 내가 모르는 분야는 눈앞에 있어도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반대로 익숙한 분야는 작은 변화 하나도 놓치지 않습니다. 결국 끌려다니는 삶이 아니라 선택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기회를 잡는 방법을 묻는 분들께 저는 점점 같은 답을 드리게 됩니다.

“책을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보다 현실적인 방법은 아직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독서는 세상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이해가 쌓이면 두려움이 줄어들고 두려움이 줄어들면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순간마다 우리는 기회를 조금씩 내 편으로 만들어 갑니다.


기회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선물이 아닙니다. 오늘 읽은 한 페이지, 오늘 얻은 작은 통찰, 오늘 넓어진 시야가 쌓여 어느 날 “지금이구나”라는 확신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책을 펼칩니다. 당장 무엇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 눈을 조금 더 열기 위해서입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의 삶에도 이미 기회는 와 있을지 모릅니다. 다만 아직 이름을 붙이지 못했을 뿐입니다. 오늘 하루, 단 한 페이지라도 괜찮습니다. 그 한 페이지가 내일의 선택을 바꾸고 그 선택이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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