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해답은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by 오동근

출근길에 반복되는 풍경, 늘 같은 자리, 익숙해진 업무들. 특별히 힘들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설레지도 않는 하루가 이어지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내 인생의 해답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혹시 더 잘 맞는 길이 따로 있는 건 아닐지, 진짜 나다운 삶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건 아닐지 말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자꾸만 ‘지금’이 아닌 ‘어딘가’를 바라보게 됩니다.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잠시 거쳐 가는 과정일 뿐이고 진짜 삶은 언젠가 시작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를 사는 대신 미래를 기다렸습니다. 마치 인생의 답은 늘 다음 장에 적혀 있을 거라는 생각처럼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 아침, 우연히 들은 한 문장이 제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인생의 해답은 지금, 여기에 있다.”

솔직히 처음에는 너무 익숙한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디선가 여러 번 들어본 이야기였고 새로울 것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그 문장이 그냥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마치 누군가 제 어깨를 붙잡고 아직도 그걸 모르겠어?라고 조용히 묻는 것 같았습니다.


곰곰이 돌아보니 저는 늘 멀리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더 나은 직장, 더 자유로운 삶, 더 만족스러운 하루를 꿈꾸면서 정작 제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은 쉽게 하찮게 여겨왔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지금 만나는 사람들, 지금 살아가고 있는 하루를 ‘임시’처럼 취급해 왔던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왜 만족스럽지 않으냐고 왜 행복하지 않으냐고 스스로를 다그쳤습니다. 지금을 무시한 채 행복을 기대하는 모습은 씨앗을 심지 않고 열매를 기다리는 일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돈이 많이 되는 일,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일, 명함에 적기 근사한 일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쉽게 제외해 버리게 됩니다. 이 일은 내가 원하던 삶이 아니라고 스스로 선을 그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어쩌면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아직 찾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일을 좋아해 보려는 시도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인생에서 중요한 깨달음들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이미 하고 있던 일, 이미 알고 지내던 사람, 이미 지나치던 풍경 속에 답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늘 멀리서만 답을 찾으려 했습니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 단정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저는 모든 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흔들리고, 여전히 비교하며, 여전히 더 나은 내일을 꿈꾸고 있습니다. 다만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금의 하루를 함부로 대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하고 있는 일을 ‘임시’로 여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하루가 인생의 일부가 아니라 바로 인생 그 자체라는 사실을 인정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해답은 거창한 결론이 아니라 이런 태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조금 더 존중해 보는 것, 지금의 나 자신을 조금 더 인정해 주는 것,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아직 답이 없는 시간’으로 밀어내지 않는 것 말입니다.


저는 여전히 답을 찾아가는 중에 있습니다.

다만 분명해진 사실 하나는 그 답이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바로 지금, 여기.

오늘 제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조용히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믿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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