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을 위해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by 오동근

특별히 불행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쁘지도 않은 상태. 아마 많은 분들께서 이 지점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영상 하나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설레임을 위해 새로운 것에 도전하자.”

너무 단순해서 가볍게 지나칠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설레임은 기다리는 감정이 아니라 어쩌면 만들어가는 감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엔 설렜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일상이 너무 바빠서 설렐 여유가 없네요.”

하지만 조금만 솔직해져 보면 설레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설렐 일을 하지 않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실패할 수도 있고, 어색할 수도 있고, 괜히 마음만 쓰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안전한 반복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미 해본 일, 익숙한 일, 예측 가능한 하루 말입니다.


설레임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아주 작은 변화를 허락할 때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래서 정말 사소한 것부터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늘 마시던 커피 대신 전혀 다른 메뉴를 주문해 보는 것, 늘 지나치던 골목으로 일부러 들어가 보는 것, 평소라면 미루던 글쓰기 주제를 그냥 써보는 것.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하루의 결이 달라졌습니다. 특별히 좋은 일이 생긴 것은 아니었지만, 하루가 조금 더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내가 오늘을 선택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몇 번의 과정을 거치면서 설레임이란 미래에 대한 기대라기보다, 현재에 대한 집중에서 비롯된 감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설레임이란 큰 변화에서만 온다고 생각합니다. 이직이나 이사, 여행처럼 삶의 방향을 바꾸는 사건이 있어야만 다시 살아나는 감정이라고 생각하시지요.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설레임은 아주 작은 선택 하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과 어제를 조금 다르게 만드는 차이, 그 작은 변화가 감정의 방향을 바꾸어 주었습니다.


‘도전’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 때문에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도전은 무언가를 걸고 뛰어드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제가 생각하는 도전은 훨씬 가볍습니다. 실패해도 괜찮은 일, 잘하지 못해도 상관없는 일, 결과보다 경험이 중요한 일입니다.


도전은 삶을 바꾸는 사건이 아니라 감각을 깨우는 행위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새로운 일을 해보는 순간, 우리는 자동으로 반복되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게 됩니다. 익숙함이 만들어 놓은 무감각이 깨지고 감정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설레임은 바로 그 순간 조용히 피어오릅니다.


요즘 저는 아침마다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오늘은 어제와 무엇이 다를까?”

거창한 답을 찾으려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하루에 하나쯤은 어제와 다른 선택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 작은 선택들이 모여 제 삶의 리듬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설레임은 젊음의 특권도 아니고 여유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감정도 아닙니다. 오히려 바쁜 일상 속에서 일부러 만들어야 하는 감정에 가깝습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는 말은 삶을 바꾸라는 요구가 아니라 감각을 다시 깨워보라는 조심스러운 초대처럼 느껴집니다.


만약 요즘 아침이 조금 무겁게 느껴지신다면 오늘 아주 작은 도전을 하나만 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설레임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잠시 미뤄두고 있었을 뿐 여전히 우리 곁에 조용히 머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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