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분이 만든 기적, 작은 습관의 진짜 힘

by 오동근


“올해는 꼭 달라져야지.” 다짐은 거창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된 기억, 헬스장 1년권을 끊어놓고 세 번 가고 끝났던 일, 두꺼운 책을 사두고 책장 한편에 꽂아둔 채 위안만 삼았던 시간들.


저는 한동안 목표를 크게 잡는 게 멋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루 한 시간 운동, 매달 두 권 독서, 새벽 기상, 영어 공부까지. 계획표는 늘 빼곡했지만 정작 제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만 쌓여갔죠.


어느 날부터 아침에 눈을 뜨면 단 한 가지만 하기로 했습니다. 딱 한 장 읽는 것. 많이도 아니고, 깊이 이해하려 애쓰지도 않고, 그저 한 장을 읽는 것. 처음엔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하루 한 장으로 인생이 바뀌겠냐는 냉소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몸이 피곤해도 전날 잠을 설쳤어도 한 장 정도는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패스할까?’라는 유혹이 들다가도 “아니야, 한 장이잖아”라는 생각에 다시 책을 펼치게 됐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니 마음이 조금씩 단단해졌습니다. 내가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사실이 은근한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의지가 강해서 매일 대단한 루틴을 지킨다고 생각하지만 제 경험상 핵심은 의지가 아니라 설계였습니다. 지킬 수밖에 없도록 작게 설계하는 것. 거창한 결심보다 중요한 건 실패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작은 습관의 힘은 여기서 나옵니다. 우리는 큰 변화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작은 행동만 반복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계획은 우리를 압도하지만 작은 행동은 우리를 움직이게 합니다. 그리고 움직임이 쌓이면 결국 방향이 만들어집니다.


저는 이 과정을 통해 또 하나 배웠습니다. 습관은 처음엔 숙제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체성이 됩니다. “나는 매일 읽는 사람이다.” “나는 매일 몸을 움직이는 사람이다.” 이런 문장이 마음속에 자리 잡기 시작하면 행동은 더 이상 결심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이 됩니다.


우리는 종종 인생을 바꾸는 건 특별한 기회나 거대한 사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제 삶을 바꾼 건 대단한 사건이 아니라 사소해 보이는 반복이었습니다. 매일 한 장, 매일 몇 분, 매일 조금씩.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 어느 순간 저를 다른 자리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혹시 지금 “나도 뭔가 바꿔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너무 멀리 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올해 목표를 다시 적기 전에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 하나를 떠올려보셨으면 합니다. 단 2분이면 충분합니다. 단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서 실패하는 게 아닙니다. 너무 대단해지려고 해서 멈춰버릴 뿐입니다. 작게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아니, 어쩌면 작게 시작해야만 오래갈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한 장을 읽었습니다. 거창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대신 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작게, 그러나 꾸준하게. 어쩌면 우리가 찾던 힘은 이미 그 안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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