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흐름에 휩쓸리지 않는 법, 결국 나를 챙기는 일

by 오동근

뉴스를 보면 구조조정 소식이 흘러나오고 기업은 효율을 위해 인원을 줄입니다. 시장은 냉정하게 오르고 내립니다. 그 속에서 개인의 사정이나 감정은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거대한 톱니바퀴가 돌아가고 있고 우리는 그 안에 끼워진 작은 부품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최근 책을 읽다가 역사는 개별 유기체의 행복에 무관심하다는 이야기를 봤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차갑게 들렸지만 곱씹어 보니 이상하게도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래, 원래 그런 거였구나.” 내가 힘들다고 해서 세상이 나를 특별히 배려해주지 않는다고 그것이 내 부족함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살면 세상이 보상해 줄 것이라고, 착하게 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노력은 중요하지만 시스템은 도덕 시험지가 아닙니다.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결정하고 경제는 효율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거대한 흐름은 개인의 사정을 세심하게 살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서게 됐습니다. 하나는 냉소하는 삶이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를 더 단단히 챙기는 삶이었습니다.


저는 후자를 택해 보기로 했고 그래서 책을 읽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역사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자본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는지, 인간은 어떤 선택을 반복해 왔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큰 물살을 알면 적어도 어디쯤이 소용돌이인지 가늠할 수 있으니까요.


또 하나, 역사는 무관심할지 몰라도 나는 나에게 무관심하면 안 됩니다. 경제는 냉정할지 몰라도 나는 나를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것. 거대한 구조를 탓하기 전에 그 구조를 이해하려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는 것.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당하면서’ 살아갑니다. 대출 구조를 잘 모른 채 계약하고, 소비 구조를 모른 채 휩쓸리고, 조직의 방향을 모른 채 충성하다가 한순간에 밀려납니다. 그리고 뒤늦게 억울해합니다. 저는 그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읽습니다. 오늘도 기록합니다. 오늘도 제 삶을 제가 챙기겠다고 다짐합니다.

역사는 저를 특별 대우해주지 않을 겁니다. 기업도, 시장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조금 덜 흔들립니다. 큰 흐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대신 그 흐름을 타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혹시 지금, 세상이 나를 신경 써주지 않는다고 느끼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이상한 게 아닙니다. 어쩌면 그게 정상일지도 모릅니다. 대신 우리에게 남은 선택은 하나입니다. 그 무관심 속에서도 나만큼은 나를 포기하지 않는 것. 역사가 무관심해도 괜찮습니다. 나는 나를 끝까지 챙길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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