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하다 끝나는 당신에게, 그냥 한다는 결심의 힘

by 오동근

뭔가 시작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뭘 하지?”라는 질문 앞에서 한참을 멈춰 서 있는 순간 있으시죠?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고도 어떤 운동을 할지 검색만 하다가 하루가 지나고 책을 읽겠다고 다짐해 놓고도 어떤 책이 좋을지 비교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펼치지 못한 날.


최근에 “명사보다 동사에 집중하라”는 말을 듣고 한동안 그 문장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늘 목표, 결과, 타이틀 같은 ‘명사’를 붙잡고 삽니다. 유튜버, 작가, 사업가, 부자, 성공. 그런데 정작 그 명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동사는 자꾸 미루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저는 한때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까’에 꽤 오래 붙잡혀 있었습니다. 정보형이 좋을까, 에세이가 좋을까, 아니면 트렌드를 따라가야 할까. 그렇게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아무것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완벽한 주제를 찾겠다는 생각이 저를 멈춰 세운 셈이었습니다.


명사 중심의 사고는 그럴듯해 보입니다. 목표를 명확히 하는 건 분명 중요하지만 목표를 많이 세우는 것이 실행력과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목표를 정교하게 다듬을수록 시작은 더 늦어지기도 합니다. 완벽한 계획이 있어야만 움직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그 함정에 빠져 있었습니다.


반대로 동사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작가가 되어야지” 대신 “오늘 한 편을 쓴다.” “운동해야지” 대신 “지금 20분 걷는다.” 이렇게 말입니다. 신기하게도 문장이 달라지니 행동도 달라졌습니다. 머릿속에서 맴돌던 생각이 몸으로 내려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부끄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단 한다.” 잘하겠다는 욕심 대신 한다는 결심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다 보니 완성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행동이 쌓이면서 감각도 함께 자라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게으르다고 탓합니다. 실행력이 부족하다고 자책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어쩌면 우리는 게으른 게 아니라 너무 많이 생각하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서다 보니 첫걸음을 떼지 못하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이제는 생각이 길어질 때마다 일부러 동사를 꺼냅니다. “한다.” 그 한 단어로 상황을 정리합니다.


물론 무작정 행동만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방향 없이 뛰는 건 또 다른 낭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향을 잡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쓰는 것도 문제입니다. 완벽한 설계도보다 중요한 건 삐뚤어도 좋으니 한 번 올려본 벽돌 한 장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하루를 시작할 때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오늘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대신 “오늘 나는 무엇을 할까?” 이 질문 하나가 하루의 밀도를 바꿉니다. 행동은 생각보다 우리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꾸준히 반복하면 결국 우리가 원하는 모습에 가까워지게 만듭니다.


결국 삶을 바꾸는 건 거창한 명사가 아니라 사소한 동사의 반복이 아닐까요. 읽는다, 쓴다, 걷는다, 만든다. 이 평범한 동사들이 모여 어느 날 우리를 다른 자리로 데려다 놓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다짐합니다.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그냥 하자고. 생각보다 실행이 먼저라고. 그리고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저처럼 한번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대신 멈춰 있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은 생각을 해왔으니까요. 이제는 그냥 해도 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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