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면 우리는 모두 바쁘게 살아갑니다. 해야 할 일도 많고, 책임도 많고, 신경 써야 할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문득 어느 순간 이런 질문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정말 내가 선택한 길인지 아니면 그냥 흘러가는 대로 따라온 길인지 말입니다.
최근 한 영상을 보다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을 다시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말은 너무 유명해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솔직히 말하면 그 뜻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막연히 ‘내가 최고다’라는 의미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요.
하지만 그날 그 말을 다시 듣는 순간,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제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말 그대로 풀면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내가 존귀하다는 뜻입니다.
처음 들으면 꽤 오해하기 쉬운 말입니다. 마치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났다는 의미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는데 설명을 듣다 보니 전혀 다른 의미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 말의 핵심은 ‘내가 최고다’가 아니라 ‘내 삶의 주인은 나다’라는 뜻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순간에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살아갑니다. 학교를 다닐 때는 성적이 기준이 되고, 사회에 나가면 연봉이 기준이 되고, 어느 순간에는 남들의 시선이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잊게 됩니다.
나는 정말 무엇을 원하지?
저도 그런 시간을 꽤 오래 보냈습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 안정적이라고 말하는 것, 남들이 부러워하는 방향을 따라가면 괜찮은 삶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분명 틀린 선택은 아닌데 그렇다고 완전히 제 삶 같지도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이미 많은 생각을 ‘주입’ 받으며 살아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직업이 좋은지, 어떤 삶이 성공인지,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뒤로 밀려나기 쉽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요즘 독서를 하는 시간이 조금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인생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이런 문장이 튀어나옵니다.
“아, 나는 왜 이렇게 생각했지?”, “나는 왜 이 방향으로만 생각했지?”
그럴 때마다 머릿속에 작은 균열 같은 것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틈 사이로 조금씩 ‘나’라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영상에서 말했던 것처럼 진짜 중요한 것은 결국 “나로 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남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그렇다고 남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선택한 삶을 내가 책임지고 살아가는 것 말입니다.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도 아니고 누군가와 경쟁하기 위해서도 아니라 그냥 살아 있는 존재로서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모습 말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진짜 원하는 삶도 그런 모습이 아닐까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조용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났다는 말이 아니라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사람은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래서 더더욱 내 삶의 방향을 내가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완벽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할 것입니다.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그 질문을 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금씩 책을 읽고, 조금씩 생각을 정리하고, 가끔은 멈춰서 제 삶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조금 더 ‘나다운 삶’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생깁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같은 길 위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남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을 찾아가는 길 말입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가끔 이런 말을 스스로에게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내 삶의 방향은 내가 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