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부터 자유로워야 진정한 자유다

by 오동근

"당신은 지금 자유롭습니까?"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지난가을, 제가 늘 앉던 회사 근처 공원 벤치에서 퇴사 결정을 내리던 그날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며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지금 자유로운가?" 그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들—월급, 대출금, 주변 사람들의 시선, 미래에 대한 불안—이 결코 자유롭지 않은 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유를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정의합니다.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이런 표면적인 자유는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종종 더 깊은 차원의 자유, 바로 '나로부터의 자유'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오늘 저는 제 경험을 통해 깨달은 진정한 자유의 의미에 대해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가 오해한 자유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 입사했을 때 저는 '이제 자유롭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여 내 돈을 벌고 내 삶을 결정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첫 월급으로 사고 싶었던 물건을 샀을 때의 그 짜릿함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돈이 주는 자유를 처음 맛본 순간이었지요.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자유'에는 보이지 않는 족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야근과 주말 근무를 자처했고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상사의 눈치를 보았습니다. 동기들이 승진할 때마다 초조해졌고 SNS에 올라오는 지인들의 화려한 여행 사진을 볼 때마다 열등감을 느꼈습니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높이"라는 무언의 압박 속에서 저는 사실상 '다람쥐 쳇바퀴'를 돌고 있었습니다. 월급은 늘었지만 소비 욕구도 비례해서 늘어났습니다. 더 넓은 집, 더 좋은 차, 더 고급스러운 옷... 이런 것들을 위해 저는 제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무엇보다 제 영혼을 조금씩 팔아넘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삶은 결코 제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사회가 정의한 '성공적인 삶'의 기준을 맹목적으로 좇는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를 찾기도 전에 남들이 정한 길을 달려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그토록 집착했던 '나'라는 존재는 사실 진짜 '나'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사회적 기대, 타인의 시선, 그리고 제 내면에 자리 잡은 불안감과 열등감이 만들어낸 가면이었습니다. 제가 추구했던 것은 진정한 자아가 아닌 '더 성공적인 나', '더 인정받는 나', '더 부유한 나'라는 환상이었습니다.


특히 직장에서 동료들과 비교하며 경쟁하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습니다. 누군가 성과를 내면 질투했고 누군가 칭찬받으면 내심 불편했습니다. 이런 감정들은 제가 진정한 자아가 아닌 '남보다 우월해야 한다'는 왜곡된 자아상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실제로 저는 지난해 회사를 떠나기 전까지 10년 동안 '돈'이라는 목표만을 향해 달려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소중한 순간들을 놓쳤는지 모릅니다. 가족과의 시간, 취미를 즐기는 여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까지. 모든 것을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번아웃 상태에 이르렀고 결국 건강까지 잃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제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실패'였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실패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타인의 기준으로 자신을 재단하는 것임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자유를 향한 여정

자유는 상태가 아니라 여정입니다. 나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저 역시 여전히 가끔은 옛 습관과 사고방식으로 돌아가 자신을 채찍질하곤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순간을 알아차리고 다시 본래의 길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퇴사 후 6개월 동안 저는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요리, 육아, 글쓰기, 독서. 이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무언가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그 활동의 진정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들도 있었습니다. 저축해 둔 돈은 한정되어 있었고 곧 새로운 일을 찾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접근 방식이 달랐습니다. 단순히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이 일이 내 가치관과 맞는가', '이 일을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는가', '이 일이 나에게 기쁨을 주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했습니다.


그 결과 저는 전과 같은 대기업이 아닌 작은 지역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급여는 전보다 적지만 하루하루가 훨씬 충만하고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저녁 시간과 주말을 온전히 제 것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들은 제가 제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진정한 자유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단순히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외적 조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내면에서 시작됩니다. 사회의 기대, 타인의 시선,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자아로부터의 자유. 그것이 바로 '나로부터의 자유'입니다.


이 여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타인의 기준과 사회적 성공의 잣대에 자신을 맞춰왔습니다. 그러나 그 굴레를 벗어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제가 깨달은 것은 자유는 결국 '선택'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매일매일 우리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할 것인지, 아니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인지를 선택합니다. 안정과 인정을 위해 자신을 속일 것인지 불확실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진실된 자신으로 살아갈 것인지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순간마다 우리는 조금씩 더 자유로워지거나 더 단단한 감옥을 짓게 됩니다.

저는 아직도 배우는 중입니다.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옛 습관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향, 진정한 자아를 향해 나아가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걸어가는 한 저는 조금씩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길 권합니다. "나는 지금 진정으로 자유로운가? 내가 추구하는 것들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남들이 원하는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들에 정직하게 대답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게 될 것입니다. 나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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