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레벨을 높이면 차원이 다른 사람이 된다.

by 오동근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빼려다 문득 마주친 장면이 있습니다. 앞차 주인이 쓰레기를 무심하게 바닥에 버린 채 떠나버렸고 그걸 본 다른 한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그 쓰레기를 주워서 쓰레기통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순간 멍해졌습니다. 저분은 그냥 지나쳐도 되는 걸 왜 굳이 주웠을까? 그 순간 제 머릿속에는 이런 말이 떠올랐습니다. '와, 차원이 다른 사람이네.' 우리는 종종 '차원이 다른 사람'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런데 그 말이 꼭 공부를 잘하거나, 부자, 혹은 엄청난 경력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가끔은 아주 사소한 행동 하나가 그 사람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누군가는 다들 외면하는 순간에 눈길을 주고, 누군가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깁니다. ‘생각의 레벨’이 높다는 건 결국 그런 겁니다. 같은 상황을 마주해도 한 발짝 더 깊게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 그게 바로 우리가 말하는 ‘차원이 다른 사람’ 아닐까요?


예전에 친구들과 카페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한 노숙인이 편의점 앞 골목에서 조용히 손을 내밀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못 본 척 지나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친구 한 명이 주저하지 않고 다가가 따뜻한 음료를 건네며 한참을 이야기하더군요. 알고 보니 그는 어릴 적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사업 실패로 노숙 생활을 하셨던 적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내가 겪어보니까 사람 눈길 하나에도 위로받을 때가 있더라"라는 말이 잊히질 않았습니다. ‘생각의 레벨’은 단순히 많이 아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진짜 중요한 건 경험과 공감 그리고 그걸 토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닐까요?


많은 사람들은 '차원이 다르다'는 말을 들으면 타고난 천재나 엄청난 인맥 혹은 압도적인 배경을 가진 사람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그런 평가를 받는 사람들은 오히려 성실하게 일상을 살아가며 작은 것부터 바꾸는 사람들이더라고요. 그런 변화는 거창한 곳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인사하는 배려, 편의점 계산대에서 점원에게 “수고 많으세요”라고 말하는 한마디,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분실물 전단지를 보고 연락해 주는 손길. 이런 행동들이 결국은 그 사람의 깊이 즉 생각의 레벨을 보여주는 장면들입니다.

생각의 레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책을 많이 읽고 뉴스를 자주 본다고 되는 건 아닙니다. 물론 지식을 쌓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자신만의 해석을 가지고 삶에 적용해 보는 연습입니다. 최근 읽은 책에서 ‘배려는 상대의 필요를 미리 생각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보고 저는 바로 우리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무심코 넘겼던 일상 대화들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아내가 무심코 한 말 “오늘 좀 힘들다”는 한마디에 내가 얼마나 귀 기울였나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심플한 게 최고야'라고 하며 생각의 레벨이 높아지면 오히려 더 피곤하고 복잡하게 살게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무관심과는 달라요. 복잡하게 살라는 게 아니라 의미 있게 살아 보자는 거예요. 내가 지금 내리는 선택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고 그 선택이 나를 어떻게 성장시킬지를 고민해 보자는 거죠. 그런 삶은 복잡할 수는 있어도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눈에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단 한 번이라도 누군가에게 '저 사람, 뭔가 다르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이 있다면 그건 그만큼 내가 내 생각의 깊이를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증거입니다. 결국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의 질은 내 생각의 깊이에 따라 결정됩니다.


오늘 하루 조금만 더 생각해 보는 습관을 들여보면 어떨까요? 같은 길, 같은 카페, 같은 사람들 속에서도 내가 다르게 생각하고 조금 다르게 행동한다면 나도 어느새 누군가에게 '차원이 다른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겁니다. 그건 대단한 일에서 시작되는 게 아닙니다. 아주 작은 한 발짝 앞선 생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전 14화작은 도전이 소중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