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위해 쓰는 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하소연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저 나를 위해.
내가 괜찮아지기 위해.
글을 쓴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기억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뭐 그런 일로.' 하고 가볍게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어쩌면 어둠 속에서 버티고 있을지 모른다.
나의 이야기가,
그 어둠 속에서
아주 작은 불빛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
ㅡ
남편은 술만 마시면 내게 화를 냈다.
평소에는 하지 못하는 말을 한다는 이유였다.
벽을 쳤고,
나무를 쳤고,
냉장고를 쳤다.
나를 밀었고,
아이들을 뿌리쳤다.
그리고는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다 기억나."
어느 날,
남편이 술에 취해 이성을 잃고 돌아온 새벽,
나는 시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도와달라고.
그러나 다음 날,
그들은 내게 전화 한 통조차 주지 않았다.
그저 이렇게 말했다.
"니가 선택한 걸 어쩌겠니.“
잔인한 사람들이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물론,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은 적도 있었다.
연년생을 임신했던 어느 여름,
입덧이 너무 심해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나를 위해,
시어머니가 찾아왔다.
하지만,
2살 아이가 차도 밖으로 머리를 내밀어도
사진을 찍으며 "예쁘다"고만 했다.
위험해 보였던 아이를 본 나는
눈살을 찌푸렸고,
그 순간 나는
'예의 없고 이상한 아이'가 되어버렸다.
운전을 못 하던 시어머니를 모시러
30분 거리 터미널까지 차를 몰아갔다.
나를 도우러 온 게 맞긴 했을까.
병원 진료가 있던 날,
1시간을 운전해 시어머니를 모시고
첫째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첫째를 돌보는 대신,
진료실로 들어와 둘째의 초음파를 보겠다고 했다.
나는,
진료실 밖에 혼자 남겨진 첫째를 떠올리며,
말할 수 없이 수치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