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세상에 좋아져야지.

by 로시별


첫 집을 구할 때,
오랜 휴직 중이던 나는 신용대출이 막혀 있었다.


방법이 없었다.
잔금을 치르지 못할 상황이었다.


내 힘으로 하고 싶었다.
정말, 내 힘으로.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아버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큰 용기였다.


"아버님, 이사 가는 집에 돈이 조금 부족해요.“


잠시의 침묵도 없이,
돌아온 대답.


"세상이 좋아져야지, 어쩌겠니."


도움이 당연한 것은 아니니까.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서운함이 밀려왔다.


남편은,
이 사이를 중재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아니,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었다.

나는,
점점 이상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들 속에서.


나는 미성숙했다.
그래서, 내 탓을 했다.

모든 게 내 잘못인 줄 알았다.


그렇게,
처참히 무너져갔다.
짙은 외로움이,
조용히 내게 새겨졌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결혼과 이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