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에피소드
어느 날은,
어머님이 내게 본인과 똑같은 옷을 사주었다.
나와는 맞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입지 않았더니, 나는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느 날은,
냉장고의 주인이 되어 있었다.
음식을 잔뜩 챙겨온 어머님은,
냉장고 앞에 나를 불러 세웠다.
"냉장고는 주인이 정리해야지.“
남편은?
묻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냉장고의 주인이 되었다.
어느 날은,
어린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있었다.
부르는 소리에 바로 응답하지 못했다.
"아이들 밥 좀 먹이고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그렇게 말했을 뿐인데,
나는 '버릇없는 아이'가 되어있었다.
또 어느 날은,
새로 이사한 집에 시가족이 찾아왔다.
샤인머스켓과 고구마를 들고 와서는,
"이건 시동생이 사 온 거야,"
생색을 냈다.
하나도,
고맙지 않았다.
그곳은,
나의 첫 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