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모든 사람과 연락을 끊고 잠수 타다가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누구를 만나든 그 사람이 그 사람으로만 보였다. 그 사람 그 자체가 통합적으로 인식이 되었다.
부분 부분을 뜯어서 피부가 좋네, 날씬하네, 옷을 잘 입었네, 이목구비가 뚜렷하네 등등등의 어떠한 평가를 할 것도 없이, 그냥 그 사람 자체로 보여서 만나는 모든 사람이 좋고 반갑고 빛나 보였다.
그래서 나에 대해서도 부족함을 못 느꼈다. 나는 나니까. 내 가치는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애써 꾸밀 필요도 어떻게 보일 필요도 없이 행복하게 지냈는데.
살다 보니까 또 이쁘네 안 이쁘네 피부에 뭐가 낫네 피부가 좋네 안 좋네 날씬하네 안 하네 등등등. 평가인지도 모르게 평가하는 말들을 남한테 듣기도 하고, 광고든 에스엔에스든 뭐든, 그런 것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짠 음식을 계속 먹다 보면 나도 모르게 더 짠 음식을 찾고, 이게 짠 줄도 모르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만나는 사람들을 보고 평가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그 기준이 나한테도 똑같이 적용되어서 나를 평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