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이랑 빈이는 쌍둥이다. 한날한시에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2초 차이로 태어난 일란성쌍둥이.
정말 똑같이 생긴 너무 귀여운 몰랑이들. 처음에는 나도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알아볼 수 있으니 다행이다.
매일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나왔다가 ‘다녀왔습니다.’ 하고 들어가는 집에서는 대답이 잘 들리지 않는다. 내가 너무나 익숙한가. 가끔 이 집의 나는 무존재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포항 집에 내려가면 이야기가 다르다. 출발할 때부터 언제 도착하는지 계속 전화가 오고, 현관문을 열자마자 조카들이 달려 나온다. 웬일인지 내가 가면 그렇게나 반가워하고 좋아해 주니 가끔 황송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나는 애들이랑 노는 것을 좋아한다. 그 순간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어른들을 대할 때처럼 ‘나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려나?’ 혹은 ‘이렇게 행동해야 좋으려나?’ 같은 복잡한 생각들을 내려놓아도 되는 시간. 애들이 놀아달라는 대로 놀아주기만 하면 마냥 행복해하니까 나도 좋다. 하루 종일 붙어서 정신없이 놀다 보면 나는 어느 순간 고개를 떨구고 졸고 있다. 서울 집에서 있었던 불면증은 거짓말인 것처럼. 그러면 애기들은 이모는 왜 자꾸 잠드냐고 투정을 부리기도 하지만 둘이 두면 또 좋다고 까르르 대며 놀고 있다. 쌍둥이니까 외롭지 않아서 좋겠다 싶어 마음이 놓인다. 같이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존재들.
그래서 나는 포항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짐을 꾸리며 애들이랑 뭐하고 놀까, 무슨 선물을 줄까 생각하며 예쁜 스티커나 쓰잘 떼기 없어 보이는 장난감 반지, 색종이 같은 것들을 챙기는 것도 설레고 신이 난다.
자고 일어났는데 현이가 와서 자꾸 나한테 코를 가져다 대며 킁킁거린다. 강아지 같아서 너무 귀엽다.
“현아 왜, 이모한테 무슨 냄새나?”
“이불에서 이모 냄새나요.”
“어디?”
“요기는 이모 냄새나고, 저기는 이모 냄새 안 나요.”
내가 맡았을 때는 똑같은 이불 냄새만 난다.
“이모는 안 나요?”
나는 모르겠다고 대답하면서 내 냄새가 어떤 냄샌지 궁금해서 현이에게 무슨 냄새냐고 물어봤다.
“음.. 따뜻하고 좋은 냄새”
포항에 가서 하루 종일 애들이랑 놀고 오면 사랑을 듬뿍듬뿍 주고, 또 사랑을 가득가득 받아오는 기분이다. 오기 전날 이 귀염둥이들을 어떻게 두고 가냐고 했더니 밤에 잘 때 내 가방에 몰래 들어가 있겠다고 하더니, 출발하는 새벽에 보니 새근새근 자고 있다. 귀여운 얼굴들을 한껏 카메라에 들이밀고 사진을 찍어두어 다행이다. 배경화면을 볼 때마다 혼자 ‘으유, 귀여워 죽겠어’ 하고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