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통해 자기 자신을 보는 것뿐

밤하늘에 비친 내 모습처럼

by 최서연


새벽에 모두가 잠들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 창문을 열어놓고 이따금씩 차가 지나가는 소리만 나는 시간. 언제 올지 모르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그 고요한 시간을 나는 참 좋아했다.


겨울 동안은 추워서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집에서 창문을 활짝 열고 밖으로 야경을 봤는데 너무 좋았다. 밤공기, 어두운데 반짝이는 불빛, 고요하지만 가끔씩 들려오는 차 소리.


베란다 문을 닫고 들어오면서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생각해보니까 다른 사람들한테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게 뭐가 중요해? 나를 통해 자신들의 어떤 모습을 봤는지가 그 사람들한테 중요한 부분인 거겠지. 나는 그냥 유리창과 비슷한 존재인데 뭐. 좋은 사람이려고 훌륭한 사람이려고, 별로이지 않은 사람이려고 애쓰지 말자. 어차피 다들 자기의 모습을 비춰서 보는 것뿐이니.


남들은 몰라도 내 나름대로 잘해보려고 노력한 모습들이 쌓이니까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런 모습이 많이 보인다. 다들 지금의 그 모습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의 위치에서 애쓰고 노력하는 모습. 그렇게 자기 모습을 비춰보는 것뿐이겠지. 아주 따뜻하고 사려 깊은 부분도, 어느 때는 엄청 비교하고 열등감 느끼면서 후려치고 싶어 하는 모습도.


결국 나의 모습. 내 안에 있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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