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오길 잘했다
8일 차
마인드풀/마음공부
명상의 영향일까. 대단한 일이 있던 것도 아닌데 너무 행복한 하루를 선물 받았다. 너무 좋은 가을 하늘, 바람을 맞으며 따릉이를 타고 퇴근하는데, 얼굴에 함박웃음이 저절로 번졌다.
완벽한 세계를 꿈꾸지 말고 더 나은 세계를 꿈꿔보세요
나는 오늘 나에게 물었다. 내가 너무 완벽한 세상을 꿈꾸기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면, 내가 하는 일은 더 나은 세상이 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일일까? 나는 일을 하면서 지칠 때도 피곤할 때도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망설일 것 없이 yes였다. 필라테스 강사로도, 독립출판물 작가로도. 생판 모르는, 얼굴도 모르는 분들에게 위로를 받았다는 디엠을 받았을 때 그랬고, 나와 함께 운동하면서 정말 체력이 나아져 가는, 올바르지 못한 자세와, 관절이나 몸의 불편함이 나아지는 것을 보며 들으며 그랬고, 함께 땀 흘려 즐겁게 운동하고 뿌듯해하시는 회원님들을 보며 그랬다.
사실 행복을 발견할 곳은 너무 많다. 수업 전에 아몬드 브리즈 챙겨주신 회원님, 두유랑 바나나를 챙겨주신 동료 선생님, 내가 젝시믹스 운동복을 좋아하니까 젝시믹스 바람막이 새로 샀다고 나한테 입혀보고 싶다면서 챙겨 오신 회원님의 귀여움까지.
수업이 끝나고 함께 얘기하며 걷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친구처럼 걸어온 세진이. 아르바이트하시면서 1년 넘게 한 번도 쉬지 않고 운동을 다니시는 하연님과 대학생활 얘기를 나누고, 필요한 스트레칭을 알려드린 순간들이 그렇다.
분명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다. 아주 아주 아, 아, 아, 아주 미미한 일이라도,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에너지를 만드는 것은 아주 분명하다.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오게 해 주셔서. 저는 의심하지 않고 행복하렵니다. 죽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다. 이렇게 말하는 날이 오게 될 줄 몰랐는데, 여기까지 오길 잘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하는 일이 다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일이라는 것. 내가 즐겁고 좋으려고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잊지 말고, 오늘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들을 아낌없이 찾아서 누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