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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어땠니?

마음 목욕

by 최서연



명상 13일째



가이드를 들으며 10분 정도의 저녁 명상

(마인드풀 저녁 명상, 마음 목욕)







어쩌면 정신없이 보냈을지 모르는 하루의 끝에, 마음 목욕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나의 생각과 마음이 깨끗이 씻겨나갈 것만 같은 마음 목욕 명상.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오늘 하루 종일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내가 느낀 감정은 무엇인지. 타인보다 중요한, 나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다. 만약 나에게 가장 완벽하고, 따뜻한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가 나에게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어땠니?라고 물어봤을 때 나는 무슨 대답을 하게 될까. 내가 평생을 함께하며 가장 완벽하고, 따뜻한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 사람은 나 자신이다. 그 친구에게 오늘 기분이 어땠는지 물어보며 하루를 되짚어본다.








매일매일 명상을 하면서 가장 달라진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나든 마음이 요동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잠시 파도가 거세지는 순간이 생기더라도 곧 잠잠해질 것을 알고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평정심이라고 해야 할까, 평상심이라고 해야 할까. 항상 여유롭고, 꽤 괜찮은데? 싶은 마음으로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것.


그게 가능한 것은 일단,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대체로 ‘괜찮다’는 마음을 내가 나에게 보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피곤해서 계획했던 소소한 일들을 하지 못했더라도, ‘괜찮아, 피곤해서 쉬어야 할 시간이 필요했나 보다. 급한일은 아니니까 컨디션이 괜찮은 다른 날 다시 하는 걸로 하자.’ 잠깐이라도 빈틈이 생기면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은 마음에 조바심이 났었는데, 조바심으로 안절부절못하기보다 일단 멈춰 서서 호흡을 느끼고 현재에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다는 마음을 또 나에게 보내준다. 그러다 보면 뭘 하는지도 모르고 바삐 움직일 때보다 오히려 차분한 마음으로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게 된다.



대체로 ‘괜찮다’는 마음. 그것을 가지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나에게 보내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 그게 가장 달라진 점인 것 같다.









그럼 하루 종일 그냥 그 마음을 가지려고 하면 명상은 안 해도 되지 않을까? 나도 귀찮은 날에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지만, 그럼에도 명상을 하고 나면 역시나 하길 잘했다, 역시 매일 하는 것이 좋구나, 꼭 시간을 내서 잠깐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하루 종일 나에게 괜찮다는 마음을 보내주는 것을 넘어서, 명상은 좀 더 적극적인 의식의 깨움이라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내 의식을 깨우고, 현재로 돌아오고, 나의 존재가 괜찮다는 마음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 명상으로 씻어내고 충전한 마음은, 또 하루를 내가 평상심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요즘에 내가 하나 더 의식하고 있는 것은, 일하면서 내가 챙길 수 있는 즐거움 챙기기. 이에 대해서는 내일 기록해보기로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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