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고래 | 행복충전 요가 | 내 마음에 힘이 필요할 때 바위 명상
알면서도 흔들리는 말이 있다. 누군가의 부족한 마음에서 나온 나를 할퀴는 말.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것도, 그게 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알면서도 흔들리는 말이 있다. 왜 나한테 그런 말을 하지? 왜 그런 식으로 표현을 하는 거지? 서로에게 좀 더 다정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순 없는 건가? 끊임없는 마음의 파도가 몰아치고 흔들린다. 괜찮다고 말해줘도 괜찮아지지가 않는 순간. 그럴 때면 나는 바위가 되고 싶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고 그 자리를 묵묵히, 안정감 있게 지키고 있는 바위.
일단 수업이 끝나고 생각하자고 미뤄둔 생각들을 다시 한번 미뤄두고 오전 수업이 끝나자마자 매트 위에서 요가를 했다.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열이 오르는 동안, 다행히 오늘은 내가 숙제처럼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쏘 아다니며 내 머릿속을 어지럽히지 않았다. 생각보다 동작에, 움직임에 집중하면서 그 생각과 조금은 멀어졌다. 내 마음의 파도도 가라앉고. 이런 날은 플로우가 빠른 요가를 하는 편이 좋다는 것을 알아챘다. 어쩐지 오늘따라 움직임이 빨라서 정신없이 따라가느라고, 다른 생각에 한눈을 팔지 않더라니.
열심히 움직이고 열을 내고, 평소 두려워하던 새로운 동작에도 도전했다. 고생한 나에게 항상 휴식의 시간이 찾아온다. 사바아사나(송장 자세).
충분한 휴식으로 다시 마음이 잠잠해지고, 명상을 이어서 했다. 바위처럼 단단할 수 없을까, 그렇게 단단한 마음의 힘을 가질 수 없을까. 나는 이미 33년을 인생의 크고 작은 고난과 어려움을 지나 여기 이 자리에 바위처럼 앉아 명상을 하고 있다.
어떤 어려움이 왔을 때는 깜깜한 터널 속을 건너오듯 답답하고 막막한 순간도 있었다. 그래서 포기를 한 적도, 그만두고 다 놓아버린 적도 있었지만 결국 짚고 일어나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내가 꿈꿔온 일들을 차곡차곡해나가며 여기까지 왔다. 그런 나를 소중하게 대하는 선택을 해주자. 말로는 나를 소중히 하자면서 정말 마음 깊숙이 나를 존중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순간이 많다. 내가 나를 존중했다면, 그런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 텐데, 그 말에 흔들릴 필요가 없는 것도 알고, 정말 흔들리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다.
문제는 누군가 그런 말을 한 것도, 내 마음이 바위처럼 단단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다. 내가 나를 몰라주고 있었구나.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나는, 조금씩 길을 찾아왔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 나는, 이 순간에도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자리를 잡고 단단히 앉아 명상하기를 선택했다. 이런 나를 나는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제대로 알고, 충분히 존중해주고 있는 걸까?
내가 지금까지 어려움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해왔고, 어떤 도전들을 하고, 그에 대한 노력을 지켜왔는지를 제대로 기억한다면 나는 그 말에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또 한걸음 한걸음 걸어 나와, 툭툭 털어내며 나를 위한 선택들을 해나가는 노력을 내가 해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믿고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