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이슈 중 하나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돼서 사람들의 건강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약국을 가서 세정제 작은 거 하나에 4000원이라는 게 당황스러우면서도 구매하게 되고, 큰 세정제는 품절에 다음 주나 돼서야 입고된다는 말에 몇 번이나 발길을 돌렸다.
공포를 몰아넣은 기도 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해서 인간의 양면성을 직관하는 경험을 했다.
어렸을 때 사회책에서만 보던 님비와 핌피는 미국의 내용을 사례로 들면서 배웠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님비'라는 단어가 내 일상에 크게 와 닿았던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 내용이 실검에 뜬 것도 본 적이 없었고. 그러나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님비현상'이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했다.
우한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거취를 결정하는데 여러 도시들의 이름이 나왔고 그중 '천안'이 유력지로 뽑혔다. 천안에 교민들이 거주할만한 수련원이 있기에 결정되었다고는 하지만 의아하기도 했다.
공항과의 이동 거리를 생각해볼 때 김포 주변(경기도 위쪽)으로 대피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래쪽으로 굳이 온다는 이유와 60만 인구가 넘는 도시에 사람들을 대피시킨다는 것에 대해서 약간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어딘가로 가야 할지 막막할 교민들의 마음을 생각해보자면 정부가 결정한 일에 대해서 마냥 반대할 수만은 없었다. 천안으로 거의 확정이 되었다고 이야기가 나왔을 때 천안 주민인 나는 상관없이 그들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수긍은 했지만 나에게 청원글에 동의해달라는 메시지와 정부의 결정이 타당하지 않다는 내용들이 톡으로 오고 갔다.
청원글의 내용은 너무나 일목요연하게 적혀 있고 수긍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천안으로 온다는 것에 상관은 없다'라는 나의 의견이 있지만, 처음 들었던 마음과 바뀐 마음 둘 다 '옳다', '옳지 않다'라고 주장할 수 없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분명 어렸을 적 사회시간에 '님비현상'은 이기적인 단면만을 생각하며 배웠는데 내가 그 현상 속에 있으니 꼭 이기적이지만은 않은 입장이기 때문이었다.
신종 바이러스라는 게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는지, 중국에서 사람들이 죽었다는 내용들과 WHO에서도 움직이고 있다는 내용들은 우리 마음까지 어렵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지역으로 온다는 것에 대해서 마냥 환영만 할 수 없는 입장이기도 했고.
그런 난관에 결국 천안에서 진천과 아산으로 숙소는 바뀌었다.
결정된 지역주민들은 억울한 마음에 경찰과 대치를 했지만 원만한 합의하에 교민들을 품어주었다.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과정이 지나가면서 전세기를 타고 우한 교민들이 김포공항에 도착하여 숙소로 이동했다.
뉴스에서 버스와 응급차가 여러 대 대기하는 모습을 중계해주었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교민들이 비행기를 타자마자 안도를 하며 스튜어디스에게 연신 감사하다며 이야기한 것과 아산과 진천에 도착해서 자신들을 받아준 대한민국에 감사하다는 것과 지역사회에 감사하다는 이야기의 인터뷰를 들었다.
그들의 인터뷰로 인해서 나는 이기적인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다.
물론 이쪽저쪽 상황이 다 난감하더래도 그 상황을 다 내려놓고 어쨌든 내 상황이 아니니 나 조차도 손 놓고 관전하는 사람밖에 되지 않은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이랄까.
지금은 내가 아니지만 언젠가는 나에게도 올 수 있는 일들이다.
두려움과 공포로 인해서 주변을 볼 여유가 없을지 언정 그 가운데에서도 여러 각도를 둘러보며 최대한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바이러스도 무사하게 지나갈 수 있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