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스케치, 남들과 비교되는 세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법
일단, 5년 전 얘기다.
근처 족발집을 갔다. 지인과 소주 1병에 반반족발 大자를 먹고 있었다.
꽤 유명한 모델출신 방송인 가족이 와서는 6인 테이블에서 1열 행대로 앉아 밥을 먹고 있다. 15분쯤 지나 한 가족이 더 왔다. 좀 더 많이 유명한 힙합그룹의 리더와 그 가족이었다. 부인이 영화배우인... 다행히 그들은 2열로 마주보고 앉았다. 처음에는 돌+아이인줄...
난 계속 족발을 뜯고 술을 마시며 지인과 얘기했다. 얘기는 하는데, 자꾸 앞에 있는 연애인 가족들을 생각하고 있다. '나랑 같은 족발을, 그저 평범하게 먹고 있구나... 어이구, 소주도 시켜먹네?' 자꾸만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머리속으로... 그래서, 그만먹자고 하고 나왔다.
식당에서 나온 지인이 자연스레 연애인 얘기를 한다.
지인: 아까 봤어요?
나: 예
지인: 전부 다 비싼 옷을 입고 있더라구요?
나: 아, 그래요?
지인: 걔(더 유명한 사람)가 입고 있던 노란색 츄리닝은 몇 백이 넘고, 걔(모델출신) 바지도 OOOO꺼 던데요?
나: 집근처라 대충 입고 나왔구나 생각했는데요? ㅋㅋ 그게 그렇게 비싼 거였구나..
지인: 연애인 걱정은 하지 말라는 말이 있던데, 정말 그러네요~ 요즘 통 보이지 않던데, 잘 먹고 잘 사나봐요
지인의 말에 상대적인 박탈감이 묻어난다. 약간의 자괴감도 들어 보이고, 어딘지 모르지만 그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기가 빠진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난 별 느낌이 없었다. 오히려 그들의 표정에 서먹하고 지친 와중에도 떳떳해 보이려 애쓰고 있는게 느껴졌을 뿐.
무엇이든 아는 만큼 보이고, 버는 만큼 쓴다. 나는 명품 트레이닝복의 가격을 몰랐기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이유가 없었다. 바지나 츄리닝은 그저 취향과 용도에 맞게 사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 눈엔 그 프랑스·이탈리아 명품 옷들이 그저 불편해 보일 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이었다. 오히려 ‘나는 법인카드로 먹었고, 그들은 자기 돈으로 먹었겠지’라는 생각에 괜히 내가 더 절약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명품 살 돈이 없는 일반인의 정신 승리 아니냐?”
맞다. 정신적으로 승리한 거다. 같은 상황을 보고도 누군가는 ‘우위’를 느끼고, 누군가는 ‘패배감’을 느낀다.
필요 이상의 소비는 자신의 여러가지 상황을 판단해서 이루어져야 하고, 그 판단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필요 이상의 소비는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그 판단에 주저함이 없다면, 타인의 기준에 흔들릴 이유도 없다.
우리의 품위나 지위는 남이 정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우리가 어디를 바라보고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곧 우리를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