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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을 무릅쓰고 행동했을 때 생긴 변화

그리고 수치심을 극복하는 실용적 방법 3가지

by 안정빈

일을 하면서 몇 년간 작업물이나 저의 생각을 정리해서 공유하고 싶었지만, 매번 그게 쉽지 않았어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고 늘 그때의 저는 준비되지 않은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결국은 때가 왔어요. 그 수치심보다, 아무것도 기록하고 공유하지 않았다는 자괴감이 더 커지는 순간이요. 그래서 이제는 그 패턴을 깨야겠다는 생각으로 수치심을 무릅쓰고 창업 이야기​를 당당하게 써서 올렸습니다. 실패할 거면 제대로 실패하고, 그 과정조차 솔직히 드러내보자는 다짐이었어요.


그런데... 그 글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고, 다시 공유까지 해주시는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저는 처음에 들어주는 사람이 없더라도 허공에라도 대고 말하겠다는 각오로 올렸었거든요. 이렇게 막상 저지르고 나니 제가 느낀 것들을 나누는 일이 얼마나 보람차고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어요. 이 좋은 경험을 고작 ‘수치심’ 때문에 겪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찔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 감정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제 경험과 함께 나눠보려고 해요.


1. 왜 수치심을 느꼈을까


수치심을 느끼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Spotlight Effect라는 현상이라고 해요. 쉽게 말해 남들의 시선을 과하게 의식하면서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거죠. 저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걱정하며 ‘이런 내용을 공유하면 누군가는 별로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작업물을 이 상태로 공유해도 괜찮을까?’ 라는 생각에 불안함을 느끼곤 했어요. 하지만 사실 대부분이 과장된 상상이었더라고요.

또 다른 원인은 Imposter Syndrome으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낮추는 현상이에요. 충분히 잘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하지 않고 어딘가 창피하다고 여겨 공유하기를 망설였던 거죠. 계속 아직은 충분치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가 참 어렵더군요.


2. 수치심을 떨쳐내기 위한 첫 번째 전제 : 취약성을 드러내보자


혹시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을 들어본 적 있으실까요? 전에 넷플릭스에서 그녀의 강연 Brené Brown: The Call to Courage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어요. 우리가 수치심을 느끼는 순간이야말로 사실은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라는 거에요. 즉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진정성 있는 소통과 연결이 가능해지는 셈이죠.

그 강연을 보고 나서, 힘들더라도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의 부족한 점이나 취약한 부분을 드러내도 괜찮다는 마음을 조금씩 인지하게 되더라고요.


3. 수치심을 이겨내는 실용적 방법 세 가지


실제로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방법들이에요. 한 가지라도 꼭 시도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 준비가 안 됐어도, 우선 작은 액션부터 공유하기

처음부터 대단한 업적을 쓰겠다고 부담을 갖기보다, 가벼운 생각이나 짧은 인사이트부터 적어보세요. 망설이기보다 기록해두면 무조건 뭐라도 남잖아요? 나중에 보면 그 작은 글들이 모여 나만의 스토리가 될 수도 있고요.


2) 친한 동료나 친구와 서로의 수치심을 공유하기

제가 이번에 제일 유용하게 썼던 방법이에요! 일부러 친구에게 ‘나 앞으로 이거 할거야’, ‘여기까지 진행했어. 뭐가 더 나아?’ 계속 제 것을 오픈했어요. 그 과정 또한 너무 수치스러웠는데요...ㅋㅋㅋ 가까운 사람에게 공유하면서 연습해보니 점점 공유에 대한 허들이 낮아지더라고요.


3)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추기

완벽한 자료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수치심을 부추긴대요. ‘이번엔 실패해도, 그 과정을 기록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전환하니까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만약 여러분도 수치심 때문에 실행을 미루고 계신 게 있다면, 이 글을 계기로 살짝 용기를 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민되는 점이나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이야기 들려주세요. 서로 조금씩 용기를 나누면 수치심을 이기는 일이 한결 쉬워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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