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면서 '이 사람과 일하면 참 자극이 된다', '다음에도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라고 느꼈던 적 있으시죠? 저도 꽤 있는데요. 이때 공통점은 그 사람이 스킬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스킬 너머 그 무언가에서 오는 느낌이더라고요. 최근에 '그 너머 무언가'를 명시화해서 정리할 수 있게 되어 기록할 겸 공유드리려 해요.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 스킬이 부족해 보이더라도 금방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는 분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빠르게 높여야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여러 어시스턴트분들께 도움을 청한 적이 있는데요. 초반과 달리 마무리 즈음에는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프로젝트가 정리되었어요. 덕분에 저 또한 그분들에게 많은 자극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존 역량'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과 프로젝트에 얼마나 신속하게 적응하고, 얼마나 빠르게 스스로를 업그레이드시키느냐'라는 점이었어요. 이건 결국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과도 깊이 연결되는데요. 캐롤 드웩(Carol Dweck)의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에 따르면, 성과 그 자체보다 학습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오히려 더 높은 성과를 낸다고 해요.
저 역시 '무언가를 배우는 것 자체가 즐거운 사람' 유형에 가깝습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접하면 금방 흥미를 느끼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도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을 받을 때가 많아요. 그래서 이런 성향이 일할 때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잘 알게 됐어요. 반대로, 무언가를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면 일이나 프로젝트의 종류가 달라졌을 때 제약이 생기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니 배우는 능력, 배움을 좋아하는 태도는 단연 엄청난 필살기라고 할 수 있겠죠.
일이란 건 대개 혼자 진행하기보다는 팀으로 협업하는 과정이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나의 직무 영역이 아니고 다른 직무의 영역까지 얼마나 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일을 진행시키는지가 중요해요. 예를 들어, A라는 프로젝트를 빠른 시일 내에 완수해야 하는데 다른 직무의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시다. 그런데 이때 내 리소스를 조금 더 써서 효율적으로 그걸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다면? 물론 '내 일'만 보았을 때는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훨씬 효율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거든요. 이럴 때에는 너의 일, 나의 일 구분짓지 않고 열린 태도로 일을 어떻게든 되게 만드는 태도가 중요해요. 중요한 건 일이 마무리되는 것이니까요. 이런 태도가 결국은 '함께 일 하고 싶다'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고요.
이 부분은 자칫하면 재능의 영역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호기심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흔히들 ‘센스’라고 부르는 감각일 텐데요.
먼저, 다양한 분야의 요소를 결합해보는 습관이 탁월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컨텐츠 트렌드를 고려한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예요. 또 마케터가 데이터 분석가의 시선까지 갖춘다면,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전략을 세워 실행력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겠죠. 이처럼 여러 관점들을 자연스럽게 묶어서 업무를 바라보는 능력은 1+1 이상의 결과를 주기 때문에 팀에 큰 자극을 주곤 합니다.
작은 호기심이 만들어내는 차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왜 이렇게 하지?'라는 질문에서부터 '이런 방식으로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시작되면 의외의 해결책이 떠오르기도 하잖아요. 가령, 이전에는 활용해보지 않았던 기술과 전혀 다른 분야의 트렌드를 접목해보는 식으로 말이죠. 결국 이렇게 연결하고 조합하는 시선 자체가 창의력이라는 무기가 되어주더라고요.
진정한 프로는 커뮤니케이션에서 정말 탁월한 면모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서로에게 솔직하면서도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피드백을 주고받고, 갈등 상황에서는 의도와 맥락을 조율해 합리적인 결론으로 이끌어가는 능력이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범위가 넓고 종류도 다양해서 저도 더 돌아볼 겸, 따로 떼어서 정리해보려고 해요.
혹시 이 글에서 다룬 내용 외에도, 스킬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