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Epilogue
[에필로그]
강의실엔 다시 조용한 빛이 흐르고 있었다.
밖은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고, 창가로 길게 뻗은 주황빛이 책상 위에 스며들었다.
엘리아스 로완 교수는 칠판 옆, 천천히 조명을 낮췄다.
강의실은 이제 거의 어둠 속이었다.
그는 전등이 켜진 책상에서 작은 인류 골격 모형을 손에 들고 말했다.
“오스는 불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무기를 가공하지도 않았고, 언어도 없었죠.
하지만 그는 단지 걷기 시작했습니다.
손을 어떻게 써야 할지를 고민했죠.”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학생들의 시선은 고요히 그의 입술을 따라 움직였다.
“오스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도 부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를 가장 원시적인 인류라고도 하죠.
그러나 저는 오히려 그를,
‘인류 최초의 철학자’라 부르고 싶어요.”
그는 다시 칠판을 향해 걸어갔다.
마지막으로 천천히, 단단한 글씨로 문장을 남겼다.
’두 발로 걸었다. 그리고 손으로 도구를 만들었다.'
그리고 학생들을 향해 천천히 돌아서며 말했다.
“이 문구는 인류가 써 내려간 도전과 모험 스토리의 첫 문장일 것입니다.”
그는 돌아서며 말했다.
“그는 걷는 법을 배웠고,
그 걸음 속에서 무엇을 들고 다닐 수 있는지,
무엇을 남길 수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었죠.”
학생들 중 누군가 속삭이듯 물었다.
“그리고… 그 이후엔요?”
교수는 천천히 미소 지었다.
“그 이후는 그의 후손인 우리가 이어서 여전히 걷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우리에게 날개는 없잖아요?”
그리고 그는 웃으면서 마지막 슬라이드를 띄웠다.
풀 위에 찍힌 발자국.
그 위에, 지금 우리의 신발이 겹쳐져 있었다.
4백만 년 전의 흔적과 오늘의 발.
아무 말 없이, 그러나 분명하게 이어진 이야기.
그 순간, 강의실 전체가 말없이 숨을 골랐다.
“가장 위대한 여행은, 가장 오래된 발자국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프리카 가운데 살던 인류가 전 세계에 퍼져 살 수 있었을까요?
이 위대한 도전이 어떻게 가능했을 지에 대한 이야기예요.
다음 시간에 이 부분을 이야기해 봅시다.”
엘리아스 로완 교수는 책을 덮으며 수업이 끝났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