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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아빠 Jan 10. 2024

연문위키 - 5편. 대항해 시대 ②

2) 해적 때에서 대영제국이 되다

※ 연문위키는 관지식과 해력 주의 읽기 경험 우기 프로젝트의 준말입니다.


<대항해 시대 초기 리더 -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몰락>


한창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대항해시대를 이끌던 16세기 중반 영국에는 엘리자베스 1세가 등극(1558년)했습니다. 얼마 전 서거하신 엘리자베스 2세와는 먼 친척 뻘이지만, 이름을 물려줄 정도로 뛰어난 여왕이었어요. 하지만 엘리자베스 여왕이 즉위 당시의 영국은 유럽의 최약체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국가의 재정이 튼튼하지 못해 해적을 용인하고, 해적의 수입을 일부 나눠가질 정도였죠.

죽음을 이르는 말은 세상에서의 지위, 나와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부릅니다.

1. 서거(逝去(떠날(서), 갈(거), death) : 대통령 같은 정치 지도자나 종교 지도자, 위대한 예술가 등 지위가 높은 사람이나 존경하는 사람의 죽음을 높여 부르는 말입니다.
2. 별세(別世) :  윗사람의 죽음을 가리키는 가장 일반적인 말로 '돌아가시다'와 같은 의미로 자주 쓰입니다.
3. 타계(他系) : 다른 세계로 떠나다는 의미로 서거보다는 좀 사회적 기여가 낮은 윗사람의 죽음에 사용합니다.
4. 영면(永眠) : 영원히 잠들다는 의미의 '영면'은 윗사람과 관계없이 수평적 관계에서 사용합니다.
※ 즉위(卽, enthronement) : 왕위에 오르는 것.
※ 재정(財政, public finance) : 국가의 경제 활동.
※ 용인(容認, 포용할(용), 인정할(인), tolerate): 옳고 그름을 판단을 인정함. 비슷한 말로 용납(容納, 들일(납))이 있으며, 용납은 "받아들인다(이해한다)"라는 의미입니다.


1580년 해적 선장이던 '드레이크(Sir Francis Drake)' 선장이 마젤란(Ferdinand Magellan) 이후 처음으로 세계일주에 성공하였어요. 드레이크 선장이 남미에서 금을 수탈해 스페인으로 운송 중이던 스페인 군함을 약탈하였는데, 이 군함에 실려있던 금이 영국의 1년 치 예산보다 많았다고 하네요.

※ 수탈(收奪(거둘(수), 빼앗을(탈), exploitation) : 상대방이 남의 물건 등을 빼앗는 것


식민지가 보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엘리자베스 1세는 이후 본격적으로 수군을 육성하고, 드레이크 선장을 해군 제독으로 비공식적으로 임명하고 스페인 운송선을 계속 해적질하도록 하도록 했어요. 왜 비공식적이였나면, 당시 스페인에는 세계 최고의 해군 함대였던 '무적함대(Armada)'가 있었기 때문이죠. 걸리면 영국 정부와는 관계없다고 해야 했으니까요.

※ 제독(提督(이끌(제), 살필(독), admiral or flag officer) : 해군의 최상위 계급


아르마다의 패배. 루터버그 作

영국이 해적질한 것은 몇 번이나 스페인에게 걸렸는데 영국 정부가 (당연히)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자, 스페인은 '무적함대(Armada)' 130척을 이끌고 영국과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영국은 1588년 칼레 해전(Naval Battle of Calais)에서 역풍과 화공을 이용하여 대승을 거두고, 드디어 대항해 시대의 리더가 될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포르투갈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직접 식민지 지배 체제를 굳힌 스페인과는 달리 포르투갈은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개척지에서 들어온 부를 자국이나 식민지의 내실에 투자하지 않고, 마카오(Macau)처럼 항구 도시를 건설하고 무역거점으로 삼는 방식을 채택하여 계속해서 해상 무역과 새로운 항로 개척에 몰두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후추 거래를 위한 항해 성공률이 10~30% 정도밖에 되지 않아 항해 가능 인력이 점점 고갈되어 갔으며, 같은 열대 기후인 아프리카에서 후추 재배에 성공하면서 값이 크게 폭락해 후추 상인들은 줄도산하고, 가난한 농민들도 후추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해상 무역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되어 네덜란드, 영국 같은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허무하게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 고갈(枯渴(마를(고), 목마를(갈), depletion) : 어떤 대상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이나 힘 등이 없어지는 것
※ 줄도산(줄倒産) : 어떤 기업이 쓰러질 때에 그 영향으로 다른 기업도 차례로 쓰러지는 일


하지만, 포르투갈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 아주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임진왜란이 벌어지게 된 배경이 되었거든요. 16세기 초부터 인도와 동남아 지역을 주 무대로 삼았던 포르투갈 상인들이 일본과 교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1543년 일본은 포르투갈의 조총 2정을 을 주고 구입하였고, 이후 자체 제조 및 보급에도 성공하게 됩니다. 이 조총의 위력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83년 일본을 통일하고, 1592년 임진년에 조선을 공격하는 임진왜란(1592 ~ 1598년)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죠.

※ 흔히 쓰는 말인 ‘무대포'는 ‘무턱대고 일을 저지르는 경우’를 말합니다. 대포는 철포鐵砲의 일본식 발음인데 ‘데포(鐵砲)’, 조총(鳥銃)은 철포의 다른 이름으로 “나는 새도 능히 맞힐 수 있다(能中飛鳥).”라고 하여 이름 붙였어요. 그러니 무대포는 ‘조총’도 없이 (막무가내로) 싸움에 나서는 것은 무모하다는 의미예요.




<대영 제국의 시작>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몰락하면서 영국은 아직 빈땅이던 북아메리카를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인은 남미 공략을 마치고 플로리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까지 북상하던 중 주도권을 영국에게 뺏겼죠. 당시 북아메리카는 원주민의 부족체 집단이어서 영국의 침략에 대응이 잘 안 될 수밖에 없었어요.

※ 몰락(沒落(죽을(몰), 떨어질(락), downfall ): 재물이나 세력 따위가 쇠하여 보잘것없이 됨


버건디 컬러 - 부르고뉴 지역의 와인 컬러다

영국은 제임스 1세(James I)의 아버지 헨리 8세(Henry VII)가 국왕의 이혼문제로 당시 교황과 결별하고, 1534년 영국 국왕을 중심으로 '영국성공회'를 만들었어요. 당시 헨리 8세의 부인은 신성 로마 제국황제인 카를 5세(Karl V)의 이모였기에 교황으로선 이 이혼을 허락할 수가 없었어요. 카를 5세가 누구나고요?  아라곤 왕국과 카스티야 왕국(스페인)의 트라스타마라 왕가(Casa de Trastámara), 부르고뉴 공국(Duché de Bourgogne)의 발루아-부르고뉴 가(la maison de Valois-Bourgogne),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Haus Habsburg)의 상속자로서 중 유럽과 서유럽 그리고 남유럽을 넘어 아메리카 대륙과 필리핀 제도의 카스티야 식민지까지 포함한 광대한 영토를 다스렸던 어마어마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당시 교황은 카를 5세에 대적하여 코냑동맹전쟁(War of the League of Cognac)을 일으켰는데 이 전쟁에 패하여 신성 로마 제국의 카를 5세의 포로나 다름없었거든요.

부르고뉴(bourgogne) : 프랑스 지역 이름이며 프랑스어로 부르고뉴, 영어로 버건디(Burgundy)라고 합니다. 와인과 머스터드 생산지로 명성이 높으며, 버건디는 붉은 자주색을 표현하는 색명이기도 합니다. 부르고뉴 와인의 색에서 유래되었죠.


아무튼, 헨리 8세는 새로운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로마 교황청에서 독립하고, 영국성공회라는 영국왕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교회를 세움으로써 왕권을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조치 덕분에 훗날 엘리자베스 여왕은 교황이 인정한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점령지를 무시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경쟁이 덜 치열했던 북아메리카에 새로운 개척지를 건설하였어요. 이때 최초의 개척자인 월터 롤리(Walter Raleigh)가 1585년 미국 남주 평원으로 진출하고 엘리자베스 여왕의 별명인 Virgin Queen을 따 Virginia라고 명명하였지만, 척박한 땅이어서 모두 사망했다고 합니다.

※ 척박(瘠薄(파리할(척), 엷을(박), barren) : 땅이 기름지지 못하고 메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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