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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아빠 Jan 15. 2024

연문위키 - 7편. 중동의 봄 ②

2) 가톨릭, 이슬람교의 탄생 그리고 유대인의 박해

※ 연문위키는 관지식과 해력 주의 읽기 경험 우기 프로젝트의 준말입니다.


유대교와 가톨릭의 분화


이전 글에서 언급한 최후의 유대 독립 왕조인 하스몬 왕조는 기원전 27년 수립된 로마 제국(Roman Empire)의 폼페이우스(Gnaeus Pompeius Magnus)의 동방 원정으로 인해 세워진 지 79년 만에 다시 멸망하게 됩니다. 이렇게 63년(A.D. 63) 로마 제국에 팔레스타인 지역이 편입되면서,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될 때까지 유대인들은 독립국가를 갖지 못하고 전 세계를 떠돌며 살게 됩니다.


사도들의 머리 위에 임한 성령의 불을 형상화한 오순절 모자이크. 이미지, 홀거 슈에, 픽사베이.

예수 사후, 예수의 제자인 사도들이 예루살렘에서 기도를 통해 성령을 받아 이를 오순절로 기념하였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신도들은 대부분 유대인이었으며, 기독교(가톨릭)는 유대교의 한 종파 정도로 여겨졌어요. 하지만 자신들만이 선택받는다는 선민사상을 가지고 있던 유대교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점점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전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3세기 정도에는 유대교와 기독교는 완전히 분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로의 종교를 부정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후 완전히 다른 종교로 갈라서게 되었죠.

※ 사도(使徒(부릴(사), 무리(도)), apostle) : '파견된 자 '라는 의미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예수로부터 직접 파견된 사람을 뜻합니다. 선지자는 '성서'를 가지고 온 사람이며, 사도는 이미 내려온 성서를 전파하고 증명하는 사람입니다.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나 포케못스터에도 '사도'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 성령(聖靈(성스러울(성), 영묘할(영)), Holy Spirit)은 거룩하신 영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영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표현입니다.
※ 오순절(五旬節, Pentecost) : 성령의 강림을 기념하는 축일로, 성령강림절이라고 합니다.  예수의 부활 이후 50일째 되는 날에 성령이 강림한 것이 그 유래이며, 사실상 기독교 초대교회의 성립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pentecost는 50을 뜻하는 그리스어입니다. (pente는 5를 의미)
※ 가톨릭(Catholic) 또는 천주교(天主敎)
: 로마 가톨릭 교회의 준말로 로마의 주교이자 바티칸 시국의 국가원수인 교황(敎皇)을 수장으로 하는 그리스도교 교단입니다. 오늘날 흔히 부르는 교회(Church)는 개신교(改新敎, protestantism)의 교회로 이와 구별하기 위해 가톨릭의 예배 장소를 성당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로마 제국이 동-서로마로 분리된 후 로마(서로마)와 콘스탄티노플(동로마)를 중심으로 한 교구 간의 오랜 갈등으로 인해 결국 1054년 동-서 교회로 분리되었으며, 이후 가톨릭 교회는 로마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로 나뉘어 서로를 파문하는 등 대립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화해했다고 해요.

개신교는 16세기 초 종교 개혁의 영향으로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분리되어 나온 복음주의 성향을 가진 기독교 교파입니다. 교리에 따라 장로교, 침례교 등 다양한 교파가 존재하기 때문에, 비교적 이단으로 불리는 교단이 많아요.
※ 선민사상(選民思想(가릴(선), 백성(민)), elitism) : 특정 민족이 신이 나 신적 존재에 의해 선택되고 구원된다는 종교사상을 말합니다. 다른 사람(민족) 보다 더 우월하다는 믿음으로 확대되기도 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대교와 초기 기독교는 유일신 신앙 때문에 민중들로부터 따돌림당했어요. 당시 로마는 제우스와 올림포스산의 신들로 대표되는 다신교 국가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로마 제국의 팽창이 멈추고, 노예제, 빈부 격차 등 여러 사회적 문제가 심화되자 사람들은 점차 민중 기반의 기독교 사상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 팽창(膨脹(부풀(팽), 배부를(창)),Expansion) : 원래 있던것보다 커지거나, 부풀어 오름.
※ 심화(深化(깊을(심)), deepening / advanced) : 어떤 정도나 경지가 차차 깊어짐


밀라노 칙령

이후 4세기부터 신 앞에 인간이 평등하다고 주장하는 기독교가 여러 국가의 국교로 자리 잡았으며, 로마 제국의 콘스탄틴(Constantinus) 황제가 313년 밀라노 칙령(Edict of Milan)을 통해 기독교를 공인하고, 380년 시기에 테오도시우스(Flavius Theodosius) 황제가 국교로 선포함으로써 기독교는 전 세계의 종교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소설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안토니오의 심장 쪽 살 1파운드를 떼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장면

대항해 시대 이후 기독교는 유럽, 중동아시아 등에 퍼져 세계적인 종교가 되었지만, 유대교는 유대인들의 고유 종교로만 여전히 존재했어요. YHWH(하느님)이 유대인만을 선택하셨고, 유대인만을 위한 메시아를 보내주실 것으로 믿고 있었던 유대인들다른 사람들과 잘 화합하여 지내지 못했죠. 기독교가 공인된 이후에도 예수님의 죽음에 일조한 민족이자, 당시 기독교에서 금기했던 고리대금업으로 생계를 이어갔던 사람들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박해받기도 했지요.

※ 일조하다(一助 (도울(조)), contribute) : 얼마간의 도움이 되다. 비슷한 말로 '한몫하다'가 있습니다.
※ 금기시하다 : 어떤 행동이나 생각을 하면 안 되거나 피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을 말합니다. '~시 하다'는 ~ 하는 것처럼 보이다/여기다는 의미로 터부시 하다, 등한시하다 등에 쓰입니다.
※ 고리대금업(高利貸金業(높을(고), 이자(이), 빌릴(대)), usury) : 돈을 빌려주고 일반적인 것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받는 직업으로 공적 기관에서 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채(私債) 또는 대부(貸富)라고도 부릅니다.




이슬람교의 창시


천사 가브리엘에게 신성한 계시를 받고 있는 무함마드

이슬람교는 610년 아브라함의 큰아들 이스마엘의 후손인 무함마드가 히라(Hira) 동굴에서 명상을 하다 천사 가브리엘(Gabriel)에게 신성한 계시를 받아 메카(Makkah)에서 창시한 종교입니다. 이슬람이란 말은 아브라함계 예언자와 선지자들의 신앙으로 돌아가 하나님(이슬람에서는 '알라'라고 지칭)의  뜻에 절대복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슬람 신도를 무슬림(muslim)이라고 불러요. 이슬람교의 기본 교리는 기독교의 교리인 신 앞에 인간이 평등하다는 주장과 동일하며, 그 밖에 형제애와 공동체성을 특히 강조합니다.

※ 교리(敎理(가르칠(교), 다스릴(리)), doctrine)는 체계화된 종교의 본질적인 가르침


이슬람교에서 무함마드는 신의 게시 내용을 포교하는 예언자이며, 그 내용을 정리한 경전이 바로 '쿠란(Qur'an)'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이슬람교를 회교(回敎)라고도 부릅니다.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유일신을 믿으나, 하느님의 사도로서 예수와 무함마드는 같은 예언자로 여기는 차이가 있죠.  

※ 포교(布敎(면(포), 가르칠(교)), propagation) : 종교를 널리 퍼뜨림. 비슷한 말로 전도, 선교가 있습니다.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은 없습니다. 무함마드는 그의 사도입니다."

※ 회교 : 오늘날 신장 위구르 자치구역의 회골 지방에서부터 건너온 종교라는 의미이며, 회회인(回回人)은 중국에 정착한 이슬람교 사람들을 뜻합니다.


이슬람교의 성지 - 메카

이후 무함마드가 메카에서 박해를 받고, 메디나로 옮겼는데 이슬람 국가들은 이를 기원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주한 교도들과 함께 교단인 움마(Ummah)를 조직하였는데, 이 교단이 나중에 이슬람 국가로 발전되었어요. 그래서 이슬람교는 기본적으로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이슬람교의 주요 사상인 형제애와 공동체 기반의 전쟁인 성전(聖戰, holy war, 이슬람교에서는 지하드(Jihad)라고 부름)은 이슬람의 확장에 큰 힘이 되었죠.  


다른 종교와 대비해도 하느님(알라) 앞에서의 절대적인 평등을 인정하기 때문에 무슬림들은 급속히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이슬람교는 이처럼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아우르는 종교로 커지면서 르네상스 시대에  동서양 문화의 교량 역할을 했지요.

※ 교량(橋梁(다리(교), 대들보(량), bridge) : 일반적으로 다리를 의미하나, 직접 연결되기 어려운 것들을 연결한다는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이슬람교의 주요 경전은 코란과 예언자의 언행록인 하디스이지만, 이슬람교의 전통적 규범이자 무함마드의 모범이라고 부르는 순나(sunnah)에 의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이 순나를 지지하는 자들을 [순니파]라고 부르며, 대부분의 무슬림이 여기 속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종교와 사상이 유입되면서 이슬람교에도 많은 분파가 생겼는데 그중 하나가 [시아파(Shia Islam 또는 Shi'ite)]에요. 현재는 약 85%가 순니파이고, 시아파는 약 15% 정도라고 해요.


사실 시아파는 이슬람교의 최고 계급인 칼리파(Caliph)계승권에 대한 문제로 발생한 분파입니다. 초기 칼리파였던 무함마드는 아들이 없었고, 후계자를 정하지 않은 채 632년에 사망하게 됩니다. 아들이 없으니 칼리파를 선출해야 된다고 주장한 순니파와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가 혈통으로 후계를 이을 수 있다고 주장한 시아파로 나뉘게 되었어요.

※ 칼리파(Caliph) : 가톨릭의 교황과 비슷한 계급으로 아랍어로 '대리자' 또는 '계승자'라는 의미입니다. 몽골 제국의 바그다드 침공 당시 칼리파가 살해당하고, 한동안 오스만 제국의 술탄이 칼리파 자리를 겸임해 오다가 1924년 터키 공화국에 의해 최종적으로 폐지되어 현재는 없는 직책입니다.
※ 계승권(継承(이을(계), 이을(승)). inheritance) : 군주나 우두머리가 죽거나 퇴위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물려받을 순서를 정하는 규칙을 말합니다.
※ 선출(先出, election) : 여럿 가운데서 가려 뽑다.


순니파는 순나를 지지하는 종파답게 무함마드의 말씀과 행동을 기록한 전승록인 하디스(Ahadith)에 바탕을 둔 근거가 없다면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요. '알리'를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도 무함마드가 한 말 때문이었죠. 그래서 순니파는 혈연이 아닌  무함마드의 동료들이 오히려 믿을 만한 이슬람의 전달자라고 생각했어요.

※ 전승(傳承(전할(전), 이을(승), transmission) : 전해져 내려옴. 전승록은 전해져 내려오는 기록을 의미합니다.


"가장 좋은 사람들은 내 세대이고 그다음은 그다음 세대이고 그다음은 그다음 세대이다."


부르즈 할리파 - 완공 이전에는 버즈 두바이로 불렸다.

두바이에 있는 사상 최고 높이(829.8m)의 건축물인 부르즈 할리파의 이름도 칼리파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삼성물산에서 2010년 건축한 부르즈 칼리파는 '칼리파의 탑'이라는 의미예요.


원로원에 영향력이 컸던 순니파의 의견대로 1대부터 3대 칼리프(무함마드는 제외)가 선출직으로 임명되었지만, 3대 칼리프인 오스만이 암살당한 뒤 4대 칼리프로 시아파에서 후계로 주장한 '알리'가 선출되어 즉위하게 됩니다. 하지만 순니파는 오스만의 암살 세력이 바로 '알리'라고 의심했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 '알리'도 누군가에게 암살당하고, 알리의 큰아들인 '하산'도 독살당하게 되면서, 알리의 둘째 아들 후세인과 그 친척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금의 이라크 지역으로 피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순니파 원로원은 군대를 보내어 후세인의 일가족을 모두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게 되죠.

※ 피신(避身(피할(피), 몸(신)), ) : 위험으로부터 몸을 숨겨 피하는 것.
※ 만행(蠻行(오랑캐(만), 움직일(행)), Barbarism / barbarity ) : 야만인 같은 행동 즉,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린 행동을 말합니다.
옛날 중국 사람들은 중국 외의 사람들을 모두 오랑캐라고 불렀는데, 오랑캐를 나타내는 말로 만(蠻) 이외에도 적(狄), 이(夷), 융(狄)이 있으며 동서남북 방향의 나라에 사는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오랑캐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만이는 중국 남쪽과 동쪽에 사는 사람들을 낮추어 부르던 말로 남만(南蠻)이라고도 해요. 북쪽 사람들은 북적(北狄), 우리나라가 있는 동쪽은 동이(東夷), 서쪽은 서융(西戎)이라고 불렀어요. 아무리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세상이라고 해도 나 빼고 다 야만인이라니...


이런 역사가 있으니 순니파와 시아파는 오늘날까지도 사이가 좋지 못합니다.


순니파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및 아프리카 - 인도-동남아 지역의 무슬림들로 약 15억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그에 반해 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혈연을 기반으로 뭉쳤기 때문에 지역에 대한 차별이 덜하고, 서구식 사고에 비교적 유연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두색이 수니파, 초록색이 시아파 지역이다. 수니파가 85% 정도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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