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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아빠 Jan 18. 2024

연문위키 - 8편. 영어의 역사 ①

1) 언어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

※ 연문위키는 관지식과 해력 주의 읽기 경험 우기 프로젝트의 준말입니다.


언어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 그리고 영어는 영국의 언어다.


자녀들에게 영어 교육을 하다 보면 말문이 막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건 또 왜 이렇게 발음이 되는지, 이 단어는 왜 뜻이 이렇게나 다른지 등등. 그래서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영어는 왜 이렇게 생겨먹었는지. 그 속에 어떤 엄청난 비밀이나 논리가 있지는 않을지 말이죠. 그래서 알아냈습니다. 영어는 문자로서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 어쩌다 보니  세계 공용어가 되었다는 것을요. 사실 영어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에 대해 안다고 해서 영어 공부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왜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알면 조금 덜 기분 나쁘지 않을까요? ^^;


영국은 4개 구성국의 연합 왕국이다.

먼저 영국에 대해 조금 알아보자면, 영국의 정식 명칭은 그레이트 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입니다. 잉글랜드라는 이름이 한자로 음차 되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Eng '는 '영(英)으로, 랜드는 국(國)으로 발음되어 현재 영국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왕을 모시는 입헌군주국입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및 북아일랜드의 4개 구성국이 연합해 형성한 단일 국가이며, 영국의 수도는 런던이지만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도 각각 각각 에든버러, 카디프, 벨파스트를 수도로 가지고 있는 특이한 국가이죠. 그리고 북아일랜드가 있는 아일랜드 섬 남쪽에는 아일랜드라는 독립 국가가 있어요.


당연하게도 영어는 영국의 언어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현재 영국의 본토인 잉글랜드(England) 지역에서 예전부터 살던 사람들, 즉 앵글로색슨족(anglo-saxons)의 언어를 말합니다. 잉글랜드라는 말 자체가 앵글로족의 땅이라는 뜻이에요. 영어(English)도 앵글족이라는 뜻의 고대 영어인 Angles의 복수형 Engle(Ænglisc)에서 유래되었어요.

앵글로색슨족은 색슨족(Saxons)이 지배층인 민족이고, 앵글족에 동화된 섹슨족이라는 의미로 섹슨족이 사실 더 정통성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잉글랜드 왕국의 전신은 웨식스 왕국(Kingdom of Wessex,  A.D. 519 ~ A.D. 927)인데 이는 West Saxon(서쪽으로 이주한 색슨족)이라는 의미예요. 또한 색슨족은 원래 독일의 '작센 지역'에서 살았던 작센인들입니다. 하지만 인구수로 앵글족이 더 많아 언어적으로 앵글족의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요.




끊임없이 침략당하면서 변화하는 영어


1. 로마 제국의 지배 (A.D. 43 ~ 5세기)

최초로 영국을 점령한 외국인 - 율리우스 카이사르

원래 영국에는 선사 시대부터 캘트족(Celts)이라는 민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캘트족은 캘트어를 사용하는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A.D. 43년 로마 제국의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가 영국을 공격한 이후 약 400여 년 동안 브리튼 섬은 로마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 영국 지배층은 라틴어를 사용하고, 일반 민중들은 캘트어를 사용했어요. 따라서 고대 영어 역시 라틴어의 영향을 일부 받았는데, 가장 많이 거주했던 군인과 상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단어들이 많았어요. wall, belt, wine, candle 같은 단어들이 이 시기에 만들어졌어요.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로마 공화정 시대의 정치가이자 군인입니다. 강력한 권한을 의미하는 황제를 표현하는 단어인 시저(Caesar), 카이저(kaiser), 차르(czar)는 모두 카이사르라는 인물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만큼 강력한 지도자였다는 의미겠죠. 카이사르는 라틴어식 발음이며, 영어로는 줄리어스 시져라고 합니다.

카이사르는 오늘날의 이탈리아 북부,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서부, 그리고 라인 강 서쪽의 독일을 포함하는 넓은 지역인 갈리아 지방과 영국을 정복하고 켈트족을 로마 문화로 동화시켰습니다. 이후 원로원의 귀환 요청을 거부하고, 로마로 가는 길목의 루비콘 강(Rubicon River)을 건너며 자신의 병사들 앞에서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유명한 연설을 하게 되죠.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으로 지금도 자주 쓰입니다. 카이사르는 이후 이집트를 정복하고, 클레오파트라와 힘을 합쳐 로마 제국의 혁신을 주도했어요.

카이사르는 세계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인물입니다. 달력의 7월을 July라고 하는데, 이는 카이사르가 7월에 태어났기 때문에 율리우스((Julius)를 따서 만들었어요. 제왕절개(caesarean section)라는 단어도 카이사르가 배를 절개하는 수술을 통해 태어난 것에서 유래되었죠. 또한 기원전 45년에 율리우스력(Julian calendar)도 제정하여, 그동안 음력을 세던 전통에서 양력 기반의 달력으로 바꾸도록 하였습니다. 율리우스력은  1582년부터 보다 정확한 그레고리력이 등장할 때까지 유럽의 표준 달력으로 사용되었어요.

하지만 카이사르는 끝까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양아들이었던 브루투스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이후 카이사르의 또 다른 양아들인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로마는 공화정에서 제국으로 바뀌게 됩니다.


몸에 파란 문신을 하는 풍습이 있는 픽트족

원래 남쪽에 살던 픽트족과 스콧족(Picts and Scots)은 로마에 밀려 현재의 스코틀랜드 지역으로 이주하게 되는데, 5세기 경 로마 군인들이 물러나면서 다시 남쪽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내려왔습니다. 이때 캘트족이 이를 방어하기 위해 대륙에 있는 게르만족의 일파인 앵글로색슨족에게 구원을 요청하 됩니다


2. 앵글로색슨과 바이킹의 침략 (5세기 ~ 11세기)


그리고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앵글로색슨족이 캘트족과 픽트족, 스콧족 등 영국 원주민들을 스코틀랜드, 웨일스(Wales), 콘월(Cornwall) 지방으로 몰아내고 브리튼섬(현재의 영국 본섬)의 주인 행세를 하기 시작했지요. 지난 칭기즈칸의 글에서도 살짝 언급했던 훈족의 침입 때 오늘날 덴마크, 독일 지역에서 세력을 이루던 앵글로색슨족이 대거 바다 건너 브리튼섬으로 넘어갔는데 그 사람들이 오늘날 영국의 뼈대를 이루게 되는 거죠. 역사는 이렇게 돌고 도는 겁니다.


※ 언급(言及(말씀(언), 미칠(급), mention) : 어떤 문제에 대하여 말하는 것


이후 9세기 무렵 브리튼섬의 북부는 스코틀랜드 토착인인 게일인(Gaeil)과 픽트족이 스코틀랜드 왕국으로 통일되고, 남부는 10세기에 앵글로색슨족이 잉글랜드로 통일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영국은 게르만어의 하나인 앵글어를 사용하게 되었죠. 이 시기의 영어를 '고대영어(Old English)라고 합니다. 고대 영어는 게르만어가 기반이긴 하지만 7세기 영국에 전파된 기독교로 인해 교회 중심으로 church, bishop, baptism과 같은 라틴어가 일부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라틴어와 게르만어가 다시 섞이게 되면서 단어 하나에 여러 뜻이 중복되거나, 의미가 바뀌는 일도 있었어요. 예를 들어 'Sound'는 원래 라틴어로 소리를 뜻하는 'Sonus'에서 유래되었는데, 게르만어로 '건강한'이라는 의미의 'Sunda'도 Sound로 쓰이게 되었어요. 그 후 의미가 확장되어 '온전한, 믿을 수 있는, 말이 는' 등의 의미로도 사용하게 되었죠. 그래서 a sound person 은 건강한 사람 또는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이해할 수 있죠.


특히, 언어에서 종교의 전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종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스토리텔링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교리와 믿음에 대한 개념을 설명할 때 다양한 언어가 활용되는데 이때 기존 단어의 뜻을 수정하고, 여러 단어들을 연결하여 복합어가 탄생되게 됩니다.


바이킹 세력의 확장로 - 아이슬란드와 튀르키예까지 진출했다.

A.D. 878년 경 데인족 (Danes)과 바이킹이라 알려진 노르드인 (Norsemen)이 영국을 침공하면서 노르드인의 어휘들이 영국의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사용되게 됩니다. 이때 주로 자연현상이나 일상생활과 관련된 단어들이 대거 유입되죠. 예를 들어 sky, egg, cake, skin, leg, husband, fellow, skill, anger과 같은 많은 단어들이 고대 영어에 섞이게 됩니다.


라스트 킹덤 - 9세기 바이킹들의 대규모 영국 침공시기가 배경이다.

웨섹스 왕국과 노르만족의 침입 이야기는 네플릭스 드라마인 '라스트 킹덤(Last Kingdom)'과 '바이킹스(Vikings)'의 배경이 됩니다. 역사 이야기는 영화나 소설로도 보면 입체적으로 잘 이해될 수 있으니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고대영어는 원래 철자대로 발음하는 표음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세는 첫음절에 고정되었어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라틴어나 프랑스의 영향을 덜 받았고, 게르만어의 특징인 복잡한 굴절 형태를 지니고 있었어요. 그리고 'the'로 대표되는 정관사가 총 서로 다른 12가지의 형태로 사용되기도 했죠. 아마 고대 영어가 오늘날까지 이어졌다며 영포자가 속출했을 거예요. 이때 사용된 단어의 1/6 정도는 현대 영어에서도 사용되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영어 단어의 절반정도도 고대영어에 근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 표음(表音(겉(표). 소리(음)) : 단어의 뜻과 관계없이 사람의 말소리를 기호로 나타내는 것, 소리글자라고도 합니다. 표음문자는 대표적으로 한글이 있어요.
굴절 현상은 빛의 반사뿐만 아니라 언어에서도 나타납니다. 언어에서 굴절 현상이란 '문법적 기능에 따라 단어의 모양이 바뀌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변화가 있는 언어를 굴절어(Inflectional language)라고 합니다.

영어에서 사용하는 인칭대명사 I, my, me, mine이나 인칭의 변화 have, has 등을 사용하는 굴절어의 일종이며, 현대 영어에는 굴절이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우리가 영어에서 흔히 말하는 시제, 수동/능동태, 인칭, 단/복수, 격과 같은 변화는 모두 굴절입니다. 고대 영어에서는 훨씬 더 굴절이 많았다고 하니 그때는 영어 배우기가 더 어려웠겠죠? 영어 이외에도 라틴어, 그리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대부분의 유럽언어와 아랍어는 모두 굴절어라고 합니다.


정관사(定冠詞(정할(정), 갓(관)), definite article)

관사는 명사가 특정인지 특정하지 않은지를 나타내는 데 사용됩니다. 관은 한자로 '갓'을 나타내는데, 이는 계급이나 지위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관사는 '명사'의 상태를 표현해 주는 개념입니다. 관사에는 some, many, this, each, other 등이 자주 사용됩니다.
 
정관사("the")는 명사를 (내가 이미 알고 있는) 특정 명사로 정의합니다. 'the apple'이라고 얘기하면 시장에서 파는 많고 많은 사과 중에 어떤 것이라는 의미가 아닌 책상 안에 있는 사과나 간식으로 싸 온 사과 등과 같이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부정관사 ("a" 또는 "an")는 반대로 단어를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정의합니다. 이것은 명사가 어떤 것을 지칭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말에는 정관사 개념이 없어 영어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 어려운 개념일 수 있습니다.
※ 속출(續出(잇닿을(속), come out one after another) : 잇달아 나오다.


3. 프랑스 계층의 유입 (11세기 ~ 14세기)

영국왕 즉위식을 치르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웨식스왕국의 마지막 왕인 참회왕 에드워드(Edward the Confessor)가 후사 없이 1066년에 사망합니다. 이 시대나 지금이나 후계자 선정은 지도자의 어려운 숙제이죠. 참고로 참회왕 에드워드는 영국왕 대관식 장소로 유명한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을 지은 왕입니다. 이때 에드워드는 참회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신앙심이 깊어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서 당연하게도 정치는 귀족들에 의해 농단되었는데, 귀족의 우두머리였던 해워드가 에드워드왕 사후 귀족들의 추대를 받아 잉글랜드 왕으로 선출되고, 해럴드 2세로 즉위하게 됩니다.

※ 농단(隴斷(언덕(농), 끊을(단)) : 간교한 수단으로 이익을 독차지하는 것. 맹자의 저서에서 유래된 고사성어로, '깎아지른 듯이 높이 솟아오른 언덕'에서 좋은 자리를 찾아본 뒤, 이익을 독차지한 장사꾼의 이야기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이때 그 욕심쟁이 상인에게 세금을 물린 것을 계기로 상인들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제도가 정착되었다고도 해요.  우리에게는 국정농단으로 유명하죠?
※ 추대(推戴(밀(추), 일(대)), commend) : 윗사람으로 모셔서 받듦


이때 노르망디 공이었던 '윌리엄'이 이에 반기를 들고 잉글랜드를 침공하여 잉글랜드 왕이 되는데, 그가 바로 '정복왕 윌리엄 1세(the Conqueror William I) '죠. 정복왕 윌리엄에 대한 영화나 드라마는 프랑스에 많이 제작되었는데, 그가 프랑스 사람이었고, 프랑스말을 썼기 때문일 거예요. 영국과 프랑스는 대단한 앙숙이니까요. 그렇게 잉글랜드 왕국은 프랑스인 왕족들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노르만 왕조는 중세 영국의 시작점이 되겠습니다.

※ 반기(叛旗(배반할(반), 깃발(기)), revolt ) ; 원래  '반란을 일으킨 무리가 그 표시로 드는 기'라는 뜻으로 반대하는 뜻을 나타내는 행동이나 표시를 의미합니다.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약 200년간 프랑스계 왕조가 들어서면서 영국 상류사회의 언어로 프랑스어가 사용되게 됩니다. 그렇게 문화가 섞이고,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면서 외래어와 신조어 등 영어는 발음뿐만 아니라 문법적으로도 매우 복잡해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법, 행정, 문화의 언어로서 프랑스어가 널리 사용되면서 오늘날까지도 그 영향을 받고 있지요.


노르망 왕조의 시대에는 [상류층 및 정치 - 프랑스어 / 종교 - 라틴어 / 일상어 - 영어]라는 계급적 언어 사용이 일상화되었어요. 프랑스어는 라틴어와 그리스어의 영향을 받은 언어이기 때문에 영어도 이후 라틴어와 그리스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게 됩니다. 또한 지배층과 부유한 계급에서 같은 단어라도 토박이말(앵글어)보다 라틴어나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교양 있다고 여기게 되었죠. 그래서  음절이 긴 토박이 말이 점점 사라지게 되었어요. (ex) gamen → game)  


이러한 정치, 문화적 변화로 인해 노동을 해야 하는 민중의 단어(앵글어)와 서비스를 받는 귀족이 사용하는 단어(프랑스어)가 달라지게 됩니다. 특히 의식주에서 그런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가축은 영어, 요리는 프랑스어로 사용되죠. 예를 들어 돼지의 경우 귀족은 Pork, 일반인들은 Pig라고 하는데요, Pork는 (요리되어 나온) 돼지고기를 의미하고, Pig는 기르고, 도축을 해야 하는 돼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소도 마찬가지예요. 귀족들은 Beef라고 하고, 민중들은 Cow라고 하죠. 양고기도 mottum이지만 양은 Sheep이죠.

※ 도축(屠畜(죽일(도), 가축(축)), Slaughter) : 고기나 가죽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가축을 죽이는 일.


음식 외에도 법률이나 세무, 회계와 같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의 용어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보증을 의미하는 Warranty는 앵글어이고, Guarantee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어요. 현대의 영어에서는 Guarantee를 Warranty 보다 좀 더 넓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어요. 영어 'wish'에 비해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desire'가 더 교양 있다고 여겨지는 등 여전히 프랑스어가 좀 더 높은 위치에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해요.


영국 노팅엄성에 있는 로빈후드 동상

하지만 노르망디 공국의 상실, 백년전쟁의 패배, 상거래 발달 등 여러 사건들을 통해 지배 계층의 언어였던 프랑스어는 오래가지 못했고, 14세기 무렵에는 대부분 다시 영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14세기 중반 무렵, 영국의 학교에서도 영어를 사용했고, 14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영어로 문법 교육을 하였습니다. 이 시기 민중들은 노르만 귀족들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영국판 홍길동전인 로빈후드(Robin Hood) 이야기도 이 시기의 영주와 성직자들에 대한 통쾌한 복수 이야기입니다.

※ 상실(喪失(죽을(상), 잃을(실)), loss) :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대상과의 관계가 끊어지거나 헤어지는 것,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박탈당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역사로 인해 영어의 문법과 어휘는 모태언어인 게르만어들과 아주 다르게 발전하였어요. 오히려 라티어나 프랑스어의 어휘에서 영향을 많이 받게 되어 철자가 복잡하고, 불규칙해졌어요. 그 당시 영국 사람들도 계속 유입되는 새로운 단어를 익히느라 모국어 공부를 해야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Gentleman은 프랑스어 'gentle'과 고대영어 'man'의 합성어입니다.


그래서 현대 영어 어휘의 15~30% 정도의 근원은 라틴어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예요. 하지만 영어가 꼭 필요한 우리에게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게르만어나 프랑스어와는 달리 문법상 성 구분이 없다는 것이에요. 단수/복수, 격, 인칭, 성에 따른 동사의 변화도 적은 편이죠. 하지만 게르만어나 프랑스어에는 없는 조동사라는 문법이 추가되기도 했어요.

조동사(助動詞, 도울(조)), Modal verb, auxiliary verb) : 기존의 동사에 의미를 더하는 기능을 하는 동사입니다. 말하는 사람의 가능성이나 기대와 같은 태도(mood)를 바꾸는 Modal verb는 조동사라고 지칭하며, can, will, should, might 등이 있습니다.
반면 문장의 형태를 바꾸는 auxiliary verb를 일반 조동사라고 하는데, be, do, have 등이 있어요. 주로 시제, 의문문, 부정문, 수동태를 만들 때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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