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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아빠 Jan 23. 2024

연문위키 - 10편. 달러의 시대 ①

1) 화폐끼리 비교하는 돈의 가치 : 환율

※ 연문위키는 관지식과 해력 주의 읽기 경험 우기 프로젝트의 준말입니다.


■ 화폐의 가치 - 환율 


원·엔 환율 급락 870원대로… 일본 여행·제품 구입 더 느나


최근 신문 기사의 제목입니다.


환율이 급락했는데, 왜 일본 여행이 늘어날까요?


환율(換率, excahnge rate)은 한 나라의 화폐와 외국 화폐의 교환 비율입니다. 쉽게 말해 화폐의 가치를 다른 화폐와 비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사 제목에 나오는 원-엔 환율은 우리나라 화폐(원, won, ₩)를 일본 화폐(엔, yen, ¥)로 교환하는 비율이지요. 즉 870원을 주면, 100엔으로 교환해 준다는 말입니다.


환율이 급락했다는 것은 기존보다 더 적은 자국 화폐(원)를 가지고도 동일한 외국 화폐(엔)로 교환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원-엔 환율이 1,000원에서 870원으로 떨어지면 예전에 1,000원으로 살 수 있던 일본 국내 물건을 이제는 870원만 주고도 살 수 있다는 말이지요. 즉, 우리나라 화폐(원)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원화 강세( the strong Won)'라고 합니다.

※ 급락(急落(급할(급), 떨어질(락), plunge) : 물건값이나 주식의 가격 등이 갑자기 떨어짐


다시 말해 환율은 다른 나라의 화폐를 기준으로 자국 통화(currency) 가치를 매기는 것과 같습니다. 일종의 상대평가 기준입니다. 이때 가장 일반적인 기준은 당연하게도 미국 달러(dollar, $)입니다. 오늘 1달러의 매매기준 원-달러환율은 1,337원이네요. IMF 외환위기 시기에 1,042원이던 원-달러환율이 1,900원까지 치솟았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원화로 생활비를 받던 미국 유학생들이 대거 귀국한 일도 있었지요. 생활비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과 같았죠.

※ 통화(通貨(통할(통), 재화(화), currency) : 상거래에 이용되는 돈. 유통화폐(流通貨幣)의 준말로 유통 수단이나 지불 수단으로써 기능하는 화폐를 의미합니다.


■ 환율은 왜 변할까요?

수요-공급 곡선 :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곳에서 형성된다.

화폐는 종이(지폐)나 광석(동전)으로 만들기 때문에 화폐 자체가 가지는 가치는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화폐 가격은 왜 이렇게 요동치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그 나라 화폐에 대한 수요(demand)와 공급(supply)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수요는 사려는 것이고 공급은 팔려는 것입니다. 공급은 일정한 데, 사는 사람이 많으면 물건의 가격이 올라가고, 화폐의 가치는 떨어집니다. 반대로 사려는 사람은 동일한데, 파는 사람이 많으면 물건의 가격은 떨어지고 화폐의 가치는 올라가게 되죠. 이건 우리나라나 외국에서나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심지어 환율은 항상 변합니다. 

※ 요동치다(be shaken) : 심하게 흔들리거나 움직이다.
※ 수요(需要(구할(수), 중요할 (요), demand) : 상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욕구 혹은 계획


※ 공급(供給(이바지할(공), 공급할(급), supply) : 어떤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욕구나 계획


2008년 짐바브웨의 초인플레이션 - 100조 짐바브웨 달러로 게란 3알을 살 수 있었다고 함.

만약에 북한이 우리나라에 선전포고를 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외국의 투자자들은 우리나라에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려고 하겠죠? 일시적으로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자산에 대한 공급이 급증하게 됩니다. 그러면 팔려는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격은 내려갈 거예요. 하지만 아무도 사지 않으려고 하겠죠. 물론 북한의 선전포고가 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살 거예요.

※ 회수(回收(돌아올(회), 거둘(수)), withdraw, recall) : 내주었거나 빌려주었던 것을 도로 거두어들이는 것


반대로 국내의 사람들은 대피를 해야 하니, 물이나 캔 통조림 같은 생필품의 가격은 급증할 겁니다. 물건은 한정적이고 사려는 사람은 넘쳐날 거니까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물건의 가격은 끝도 없이 치솟을 거예요. 특히, 전쟁 등으로 인해 외국 물품의 수입에만 의존해야 된다면, 환율은 더 치솟아 화폐 가치는 종이값보다 더 낮아질 겁니다. 한 100만 원쯤 줘야 1달러와 바꿀 수도 있을 거예요.


너무 비약이 심한 거 아니냐고요?

1차 세계 대전 당시 패전국이었던 독일은 생산 시설이 다 파괴되어 물건이 부족했고 (수요 >> 공급), 정부에서 화폐를 엄청나게 찍었기 때문에 3년 만에 물가가 1조 배 올랐다고 해요. 그 당시 독일 사람들은  땔감을 사는 것보다 지폐를 땔감으로 쓰는 게 오히려 더 쌌고, 벽지를 사느니 그냥 지폐로 벽을 도배할 정도였대요. 이런 현상을 초인플레이션(hyper-inplation)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남미의 베네수엘라는 2017년 1만 원이던  물건이 1년 사이에 650만 원이 됐다고 하니 초인플레이션이 감이 오시나요?

※ 비약이 심하다 : 비약은 논리나 사고방식이 '중간과정을 건너뛰었다'는 뜻으로 상대방의 논지전개에 있어 허구성을 지적하거나,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내용을 과장하는 것을 지적하는 말입니다. 다른 말로 '과장이 심하다', '뻥이 심하다' 로도 쓸 수 있어요.



어떤 형제가 있었는데, 동생은 성실하게 일해서 번 돈을 꼬박꼬박 저축해 두었고, 형은 집에서 술이나 마시며 빈둥빈둥 놀고 있었다.
그런데 1차 대전이 끝나고 초인플레이션이 터졌고,
동생이 번 돈은 휴지조각이 되었다.
다행히 형이 마시고 모아둔 술병이 더 값어치가 나가게 되어 어떻게든 생계는 유지할 수 있었다.
- 1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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